스플릿 디시전
앨범 커버 왼쪽이 테너 색소폰의 에릭 알렉산더(1968~)이고 오른쪽이 알토 색소폰의 빈센트 헤링(1964~)입니다. 알렉산더가 하드밥적인 스타일을 보여주다면 헤링은 열정적이고 소울 충만한 연주가 강점입니다. 하드밥이 비밥을 토대로 미국 동부 즉 웨스트코스트를 중심으로 발전했는데 스타일에 있어 소울 재즈를 포용하니 두 색소포니스트의 구분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감상에 있어 테너와 알토의 음역과 둘의 연주 스타일에서 나오는 하드밥 사운드의 차이를 비교하면 즐거움이 배가됩니다. 앨범 제목은 '갈린 판결'이란 의미로 두 플레이어의 연주 결과가 어느 한 쪽의 우위가 아닌 '무승부'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2024년 7월 6일 뉴욕 맨해튼의 스모크 재즈 클럽 실황으로 라이브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뛰어난 연주력과 에너지를 발산합니다.
앨범 <스플릿 디시전>은 하드밥 색소폰 듀오의 콜라보 작업 20주년을 기념하는 앨범입니다. 2005년 발표한 첫 콜라보 <The Battle: Live at Smoke>는 리듬 섹션 트리오(마이크 르돈, 존 웨버, 칼 알렌)와 함께 한 퀸텟 앨범입니다. 7년 후 2012년 발표한 두 번째 콜라보는 <Friendly Fire>이며 동일한 라인업입니다. 두 앨범 모두 명연입니다.
그로부터 13년 후인 2025년 8월 앨범 <Split Decision>이 나왔습니다. 드럼의 칼 알렌을 대신하여 통산 400여 장의 음반 작업에 참여한 루이스 내쉬가 스틱을 잡았습니다. 세 장 모두 스모크 재즈 클럽 실황입니다.
에릭 알렉산더: 테너 색소폰
빈센트 헤링: 알토 색소폰
마이크 르돈: 피아노
존 웨버: 베이스
루이스 내쉬: 드럼
연주는 총 6곡입니다.
1. Pharoah’s Dance (파로아의 춤)
2. Strollin’ (산책)
3. A Peck a Sec (순식간에 쪼아대기)
4. My Romance (나의 로맨스)
5. Soft Impressions (부드러운 인상)
6. Mo’s Theme (모의 테마)
첫 곡 "Pharoah’s Dance"는 트롬보니스트 스티브 투레가 파로아 샌더스와 맥코이 타이너를 기리는 2022년 곡입니다. 두 번째 곡 "Strollin'"은 펑키한 스타일로 하드밥을 풍미한 피아니스트로 하드밥을 대표하는 밴드 재즈 메신저스를 만든 호레이스 실버의 곡입니다(재즈 메신저스는 실버가 떠난 뒤 아트 블레이키가 인수). 미들급의 알렉산더와 헤링은 링을 맴돌며 잽을 날리고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합니다. 세 번째 곡 "A Peck a Sec"은 하드밥과 소울 재즈에서 활약한 색소포니스트 행크 모블리의 작품으로 두 리드 플레이어의 대결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강력한 스파링은 드러머 내쉬의 리듬으로 더욱 폭발합니다. 네 번째 곡 "My Romance"는 이 앨범을 대표하는 발라드로 두 복서의 작전 타임 혹은 라운드 걸의 워킹을 연상시킵니다. 잠시 분위기를 추스린 후 전개되는 다섯 번째 곡 "Soft Impressions" 또한 행크 모블리의 곡으로 블루지한 리듬이 매력적입니다. 어느덧 마지막 라운드로 가고 있습니다. 마지막 곡 "Mo's Theme"는 트럼피터인 냇 애덜리의 곡으로 멋진 피날레를 장식합니다. 자, 이제 여러분의 판정만 남았습니다.
두 색소폰 주자가 경합하는 명연은 많습니다. 아래에 명기한 밥과 쿨 앨범 네 장을 토대로 색소폰 듀오 작품 세계를 탐험하면 어떨까요?
덱스터 고든(테너)과 웨델 그레이(테너): 1977 <The Hunt>, 1947년 녹음
소니 스티트(테너, 알토)와 진 아몬즈(바리톤): 1957 <Kaleidoscope>, 1950~1952년 녹음
제리 멀리건(바리톤)과 폴 데스몬드(알토): 1957 <Blues in Time>, 1957년 녹음
에디 데이비스(테너)와 조니 그리핀(테너): 1961 <The Tenor Scene>, 1960년 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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