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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짝반짝 빛나는 May 15. 2022

소설에 빠지다.

한동안 글을 쓰지 못한 변명

한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육퇴 후 힐링 중 하나였던

브런치에도 거의 못 들어왔다.


바쁘기도 했고 나이 마흔에

공부와 진로를 찾는 중인 나는

배부른 핑계같이 들리지만

육아, 집안일, 강의, 독서, 자격증 취득...

시간이 늘 부족하다.

(아! 너무 바쁜 척해서 민망한 나는 그냥....'주부'다.)


이 모든 것을 제쳐두고 글쓰기가 일 순위인 때도 있었지만

이번엔 글쓰기가 제일 마지막 순위가 되어버렸다.


사실..

글쓰기를 소홀히 하게 

가장 결정적 이유는


그동안  

소설에 아주 그냥,

푹 빠져 살았다.


다양한 분야 책을 읽으면서도 좀처럼 읽지 않았던 소설책에

요즘 정신이 반쯤 나가서 살았다.

(예전에 쓴 글에 박제되어있다. 소설을 잘 읽지 않는다고...

알 것도 많고 배워야 할 것도 많아서 정보와 지식이 필요한 책을 주로 읽는다는,  

내 핑계와 변명이 주저리 가득한...)


그동안 베스트셀러 소설을 외면하며

'난 시간이 없어. 지식이 부족해.

배우는 책을 읽어야 해 읽어야 해!'

라고 면을 걸며 굳게 닫아뒀던

 마음의 빗장이 스르르 풀어졌다.

 

불편한 편의점,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소년이 온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악의, 달러 구트 꿈 백화점, 회색 인간, 대도시의 사랑법,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작가님의 강연을 듣고 보게 된 책들도 있다.)


그중

정말 내가 정말 푹 빠진 분야는

청소년 소설이다.


요즘 난

청소년 소설에 완전히 매료되어 살고 있다.


우연히 아몬드를 시작으로 푸른 사자 와니니(1-3), 긴긴밤, 훌훌, 죽이고 싶은 아이,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우아한 거짓말, 오백 년째 열다섯, 날마다 크리스마스, 몬스터 바이러스 도시, 독고 솜 에게 반하면, 마지막 레벨업, 찰리의 초콜릿 공장...   


세상에!

이렇게나 흥미진진한 소설책이 많을 줄이야.


그동안 지식 정보로 읽었던 책과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었다.

지식 책을 읽을 때는 몰랐던

흥미진진한 서사와 스토리가 있는 소설을 읽다보니

도저히 손에 책을 놓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 결과

집은 엉망이 되고 아침 설거지가 저녁까지 남아 있고  

아이들에게 저녁으로 자장면과 배달음식을 시켜주는 이 많아졌고,

밤을 꼴딱 새워 책을 보느라 아침에 늦잠 자기 일쑤였다.

(남편도 분명 나의 상태를 알아챈 것 같으나 아직까지 불평을 하지 않아 줘서 감사하다. )


암튼...

그런 내가

오랜?

방황 끝에 다시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소설은 계속 읽을 예정이다.


책을 읽으면  꼭 하나는 건져야지

내 인생  작은 거 하나라도 바꿔야지

늘 다짐하며 첫 장을 펼치는 내가

소설을 읽으면서도

내가 취할 것을 찾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인물 설정, 스토리 전개, 속도감, 묘사, 상상력, 문체...

여러 작가 소설을 다독하며 상상하다가

캐릭터 여러 인물 구상떠올리다 보니

'청소년 소설을 써볼까?'(아하하하하)

라는 근거 없는 용기도 생겼다.


그리고 요즘 핫한 '휴남동 서점입니다'가

브런치 연재소설이었다니

대박!

보름 작가님 정말 멋지시다.

(나도 다시 글을 쓰자 불끈불끈)





*우연찮게 이 책 두 권을 동시에 빌려 읽기 시작했는데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정말 재미있어서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 후 순위로 밀리는 일이 발생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아주 강~~추!!

(너무 뒷북인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른 책들도 읽는 중인데

그저 감탄만하다 마지막 페이지가 끝난다.

('악의'는 한순간도 끊어 읽을 수 없어 방해받고 싶지 않아서 숨어 읽었다.)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달러구트 꿈 백화점도 비현실적인 공간에서 현실적 고민과 생각, 손님들 각자 고민을 해결해가는 과정ㅡ(1권) 주인공이 성장하는 응원이 담긴 희망적인 메시지ㅡ(2권)가 좋았다.

제작자, 직원, 손님 등 등장인물이 많고 인물들의 상세한 시각적 묘사가 많아서 읽으면서 인물들을 표상화해 놓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비현실적 공간에 대한 묘사도 계속 머릿속에 그려봐야 하는 독자의 상상이 필요한 책이라 흥미를 잃지 않으려면 정신 차리고 읽어야 하는 책이긴 했다.

(550페이지가 넘길래 왜 이렇게 소설이 긴가 했더니, 100만 부 기념 합본호(1권+2권)였다.)   

문득, 판타지 드라마로 나오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는 기대를 살짝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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