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립 <성숙을 바라는 이에게>
“쉽게 성숙하려는 자는 높은 곳으로 가려하지 않고 낮은 곳을 향하며, 굳이 먼 곳을 향하지 않고 가까운 곳으로 가기를 기약한다. 이렇게 해서 작은 성취를 이룬다 한들 볼만한 점이 있겠는가. 끝내 성숙하지 못하는 자는 넓게 공부하느라 끊을 줄 모르며, 하나만 깊이 파느라 나올 줄 모르니, 어려서부터 공부해도 백발이 되도록 어지러워 남들과 다를 것이 없다. 그 문제점을 말하자면 넓게 공부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끊을 줄 모르는 것이 문제이고, 하나만 깊이 파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나올 줄 모르는 것이 문제이다(주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