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예상치 못한 복병

by 긴기다림

건강에 관심이 많습니다. 특정 수치가 높아 늘 관리하고 있습니다. 음식, 운동, 쉼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수치가 좋아지지 않아 걱정도 됐습니다. 얼마 전부터 아주 자세히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그전에도 대충 본 것은 아니지만 촘촘히 스캔했습니다. 그러면서 미심쩍은 부분을 발견했습니다.

3년 전부터 새벽에 일어나 차를 마십니다. 보이차, 홍차, 녹차, 우롱차를 1시간 30분에 걸쳐 500ml 정도를 매일 마셨습니다. 차를 마시며 책을 읽는 것이 큰 행복입니다. 7시가 되면 아내와 함께 핸드드립 커피를 마십니다. 저는 400ml를 마십니다. 차와 원두커피가 건강에 나쁘다는 말은 거의 없습니다. 제가 고민하고 있는 특정 수치와도 상관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것을 다 바꿔보고 조정을 해도 수치가 변하지 않아 바꿔보지 않은 것을 생각했습니다. 차와 커피였습니다. 아침에 차와 커피를 마신 지 3년 전쯤 됐지만 이를 조정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음식, 운동, 잠, 휴식 등은 다 조정을 해 봤지만 크게 진전은 없었습니다. 그러다 지금까지 조정하지 않았던 차와 커피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차와 커피를 몇 주 끊어보고 수치를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차와 커피가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생각을 거듭한 후 차와 커피의 카페인에 주목했습니다. 카페인은 일시적이긴 하지만 육체적, 정신적 기능을 향상시킵니다. 카페인은 천연 각성제입니다. 몸에 일시적으로 부스터를 켜줍니다. 카페인의 효능과 부작용에 대해서는 아직도 많은 이견이 있습니다. 이런 카페인이 제게는 득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습니다.


몇 년 동안 새벽에 일어나 여러 가지를 했습니다. 평균 5시간 정도 잠을 잤습니다. 어느 날은 1~2시간 정도 잠을 자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휴식시간도 별로 갖지 않았습니다. 자율신경계의 교감신경 우위의 활동이었습니다. 부교감신경과의 균형이 깨진 활동이었습니다.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것이 카페인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카페인이 교감신경 우위의 환경을 철옹성처럼 지지해 주고 있었던 것입니다. 늦게서야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를 했지만 여의치 않았습니다. 일부러 자려해도 잠이 오지 않고 쉬려 해도 편안하게 쉬지 못했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마신 차와 커피가 제 몸을 언제나 한낮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며칠 전부터 차와 커피를 마시지 않습니다. 조금의 수치 변화가 있었습니다. 며칠 끊는다고 몇 년 간의 몸상태가 단번에 바뀌리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여유를 가지고 좀 더 지켜볼 생각입니다. 결과는 반드시 원인이 있다는 생각으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이제 조금은 관계된 것을 찾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것이 아니라도 크게 낙담은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런 자세로 문제를 짚어가면 언젠가 해결점을 찾지 않을까 싶습니다.

1.png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다’는 것은 상식이 됐습니다. 건강을 담보로 무엇인가를 얻고 있다면 멈춰야 합니다. 건강을 넘어서는 행복은 없습니다. 건강을 위한 노력이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어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