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수리야나마스까라와 과학적 효과
특별히 몸이 무겁다고 느껴질 때, 많이 걸어 다리 뒷 쪽 근육이 뭉친 것 같은 느낌이 있을 때, 1주일 이상 아사나 수련을 하지 않아 몸이 굳어있다고 느낄 때 아사나 수련을 하게 되면 늘 수리야나마스까라로 먼저 몸을 풀어준다. 처음에는 간단하게 스트레칭을 하고 아사나 수련을 시작하였지만 경험을 통해 수리야나마스까라 1-2 싸이클을 하고 나면 몸 전체가 풀리는 것 같아 이렇게 하는 것은 나의 루틴이 되었다.
12개의 아사나로 이루어진 자세들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몸 전체의 근육을 자극해주기도 하거니와 오늘 하루의 아사나 수련을 더 열심히 해보자며 마음을 다잡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요가 수련을 하다 보면 개인의 유연성 정도와 성향 등에 따라 아사나 수련, 쁘라나야마 수련, 명상 등등에서 각자 좋아하는 분야의 요가가 있고, 아사나의 경우도 각자 선호하는 아사나 자세들이 있다. 그래서 혼자서 수련을 하다 보면 좋아하는 아사나 수련은 더 많이 하게 되고, 잘 되지 않는 동작이나 어렵다고 느끼는 동작들은 나도 모르게 기피하게 된다. 이런 부분을 잘 보완해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수리야나마스까라가 아닌가 한다.
수리야나마스까라는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1920년대에 개발된 것으로 몇몇 요가에서 그 내용을 달리 정하였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수리야나마스까라는 비하르 요가와 시바난다요가의 수리야나마스까라이다.
비하르요가스쿨 (Bihar School of Yoga tradition)과 시바난다 요가 스쿨 (Sivananda Yoga Vedanta Centre tradition))에서는 12개의 아사나 동작으로 이루어져 있다. 크리슈나마차리야 빈야사 요가 (Krishnamacharya Vinyasa Yoga tradition)에서는 단다사마라푸라나 자세 (6번)를 포함하여 13개의 아사나 자세로 이루어져 있다. 고대 인도 신화를 바탕으로 수리야나마스까라를 만들면서 단다사마라푸라나 자세를 넣었다. 이는 절의 형태와 비슷하다. 티벳불교의 오체투지 순례의 한 부분과 흡사하다. 인도 사원을 방문하면 온 몸을 바닥에 밀착한 채로 절을 하는 인도인들을 종종 보기도 했었다. 아마도 태양에 대한 경배의 마음가짐으로 저 동작이 포함되지 않았을까 한다. 스와미비베카난다요가 (Swami Vivekananda Kendra tradition)에서는 샤샹카아사나(5번, 9번)를 포함한 12개의 자세로 구성된다. 스와미비베카난다요가의 경우 신체적 건강을 중요시하여 이미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배려하여 중간에 샤샹카 아사나를 넣어서 몸에 휴식을 주기 위함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크리슈나마차리야에게서 요가를 배워 자신의 요가 스쿨을 만든 파타비 조이스의 아쉬탕가 빈야사 요가 수리야 나마스까라는 A와 B 시리즈등이 있어 좀 더 복잡하다.
구글 학술검색에 요가를 검색을 하니 지금까지 약 897,000개의 검색 결과가 나오고, 수리야나마스까라(Surya Namaskar)관련 논문을 검색하면 약 3,600개의 검색 결과가 나온다. 수리야나마스까라 관련 논문들을 찾아보다 보니 2022년 발표된 Review Article이 있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이 논문은 수리야나마스까라를 연구한 1990년부터 최근까지 약 20여 개의 논문을 분석해놓았다. 이 논문에서 말하는 수리야나마스까라의 신체 생리학적 효과들은 관절 가동성 증가, 체력 증진, 비만예방, 면역 증강, 장의 연동운동에 도움, 혈액순환 촉진, 체내 노폐물 배출에 도움, 신장 건강 증진, 이산화탄소와 산소의 교환에 도움을 준어 폐기관과 호흡기관의 강화, 심혈관기능과 폐기능의 지표 개선 등이다.
심혈관질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부장가아사나(7번), 하스따웃따사나(2번)의 수련을 강조한 아사나 수련의 전과 후를 비교 분석하였는데 그 결과 심장박동수, 신체지방, 콜레스테롤 수치, 트리글라세라이드(콜레스테롤과 함께 동맥 경화를 유발하는 혈중 지방 관련 성분) , LDL(저밀도 단백질)의 수치 변화가 감소하였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에서는 질병의 증상과 불안 감소에 주목할만한 변화가 있었음이 연구결과로 발표되었다.
까르마 요가로 유명한 비하르 요가에서 출판한 책, Yogic management of common Diseases에서는 위궤양, 변비, 흡수장애(Malabsorption state), 편도염, 당뇨, 비만, 월경장애 등이 있는 사람은 수리야 나마스까라를 통해 건강관리를 할 수 있다고 적혀 있다. 또한 생식기 계통에 문제가 있는 남성의 경우 찬물로 샤워를 한 후에 수리야마나스까라 수행을 하는 것을 권장하였다.
수리야나마스까라는 신체의 호르몬 분비를 담당하는 각각의 내분비선을 조절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이는 다양한 요가 관련 책들에서 이미 설명되었듯이 수리야나마스까라의 각각 자세를 수련하면 그와 관련된 차크라가 활성화된다고 한다. 이렇게 수리야나마스까라의 과학적 효과와 건강관리를 적고 보니 건강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수리야나마스까라는 태양에 대한 경배이다. 우리가 먹고, 마시고, 숨 쉬는 모든 것들은 태양으로부터 나온다. 태양에서부터부터 방출되는 에너지들 즉, 육안으로 보이는 만물의 근원인 태양을 우리가 얼마나 우리 것으로 받아들이느냐는 개인에 따라 다를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비자만트라에는 태양을 부르는 12개의 신의 이름이 있다. 현대의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수리야나마스까라의 신체 생리학적인 효과는 밝혀졌지만 나는 아직 비자만트라 암송과 함께 수리야나마스까라를 하면 우리 내면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본 적은 없다. 이것은 참으로 그 효과를 입증해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만일 연구를 한다면 Qualitative Research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태양을 경배하는 12개의 다양한 이름을 암송하며 수리야나마스까라를 해 본 경험으로 나는 내면에서 많은 것들을 경험했다. 비자만트라를 내면에서 기억하고 암송할 때 나는 태양의 존재와 자비에 무한한 감사함을 느낀다. 우리가 가늠할 수도 없는시간 동안 온 세상을 비춰온 태양에 비하면 나는 조그만 터럭 조차도 되지 못하는 미물임을 다시 한번 느낀다. 이 참을 수 없는 가벼운 미물인 나는 무지와 에고에 지배당하고 집착과 욕망으로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다는 것을 적어도 수리야나마스까라를 수련하는 동안은 기억하게 된다.
수리야나마스까라 수행은 원래 아침에 하는 것이 좋다. 인도 전통에 의하면 하루 중 가장 성스러운 시간은 일출 1-2시간 전으로 명상을 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고, 수리야나마스까라를 수행하기 가장 좋은 시간은 태양이 떠오르기 직전이라고 한다.
나는 인도 요가학교에서 공부할 때 간간히 아침 일찍 수리야나마스까라를 한 적이 있었지만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아침 일찍 수리야나마스까라를 수행해본 적은 없다. 분위기 때문일까? 국내에서는 밤에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많아서 일까? 인도 학교에서 아침 일찍 비베카난다 동상이 세워진 곳에 몇몇이 수리야나마스까라를 하는 학생들이 있었다. 또는 빈 강의실이나 기숙사 옥상 등에서 아침에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수리야나마스까라를 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그때의 그 기억이 참 좋다.
아침이 아닌 다른 시간에 수리야나마스까라를 하기에 내면에서 떠오르는 태양의 햇살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나 자신을 상상을 하며 따스한 태양의 온기를 느끼고자 한다. 이것은 신체건강과 내면의 안정을 위한 나에게 주는 선물이기도 하다. 수련을 하는 동안 신체적으로도 내면적으로도 힘을 키워나가고 싶기 때문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런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고 나를 연민하며 꾸준히 수련하는 것 밖에는 없다.
참고문헌
1. S. Karmananda , Yogic management of common Diseases
(2nd ed.), Yoga Publications Trust, Munger, Bihar, India (2010), p. 238
2. 2. Prasanna Venkatesh, L., & Vandhana, S. (2022). Insights on Surya Namaskar from its origin to application towards health. Journal of Ayurveda and Integrative Medicine, 13(2), 100530. https://doi.org/10.1016/j.jaim.2021.1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