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콜릿 한스푼 Mar 07. 2024

나는 못난이가 아닌 성장형이었다.

나만 나를 몰랐다.

나는 꽤 괜찮고, 멋진 사람이다. 하지만, 이 사실을 나만 몰랐던 것 같다. 아주 오랫동안 내가 나를 세상에서 가장 별 볼일 없는 사람처럼 생각했었으니까. 그 누가 뭐라고 한 것도 아닌데, 그냥 나 혼자 나 자신을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것도 꽤 오래. 그런 내가 어느 순간 "생각보다 나 참 멋진 사람이잖아?"라는 생각을 아주 자주 하게 되었다.


일단 내가 참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순간을 몇 가지 꼽아보자면,


1. 나는 요리를 좀 한다. - 밥을 해 먹는 경우는 1년에 몇 번 안 되지만, 그럼에도 웬만한 요리는 꽤 잘한다. 굶어 죽을 걱정 없고, 요리 간이 맞지 않아서 다른 사람을 괴롭게 하는 일도 없으니 이만하면 꽤 괜찮은 요리 실력을 가진 것 같다.


2. 나는 그림을 좀 그린다. - 사실 그림에 관심도 없고, 소질도 없어서 지금도 사람을 그리라고 하면 졸라맨을 그리겠지만, 원데이 클래스에 참석해 보니 색감과 붓터치와 선을 긋는 등의 섬세한 작업에 꽤나 능한 사람이었다. 작업물을 보고 깨달았다. 어? 나 좀 그리는데?라고. 물론, 누군가의 도움이 있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나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는 건 숨길 수 없는 진실이다.


3. 나는 춤을 좀 춘다. - 이건 진짜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춤을 좀 췄기에 학교에서 춤으로 금상을 받은 적도 있었다. 아주 어릴 적 이야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 배웠던 것이 있었기에 어디 가서 "리듬 좀 탄다."라는 소리를 종종 듣곤 한다. 그러니, 꽤 잘 추는 것이 맞겠지?


4. 나는 영어회화를 생각보다 잘 배우고 있다. - 시작한 지 이제 겨우 한 달이 될까 말까 함에도 불구하고, 뭘 배웠다고 해외여행 가서 써먹고, 숙소를 잘못 잡아서 숙소를 변경할 때도 영어로 해결했다. 수준급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내가 생활하는데 써먹을 수 있을 정도니 꽤 괜찮은 것 아닌가?


5. 나는 혼자서 인생 첫 해외여행을 잘 다녀왔다. - 혼자서 비행기 예매부터 숙소 예약과 현지에서 열심히 관광지를 잘 돌아다니고, 구경하다가 왔다. 이 정도면 꽤 자립심과 독립심과 적응력이 충분한 것 아닌가? 그렇기에 나는 꽤 괜찮은 사람인 것 같다.


위의 다섯 가지를 이야기 한 이유는 과거에 내가 이러한 것들을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나는 생각보다 모든 걸 척척 잘하고 있었다. 그것도 버벅거림 없이 꽤나 잘. 그러니, 나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괜찮은 사람이고, 잘난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항상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느라 나 자신을 낮잡아 생각하며 살았는데, 전혀 그럴 필요가 없었다는 걸 깨닫게 된 요즘이었다. 나는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못난이가 아니었다. 성장형 인간이었다. 내가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나는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 나이가 몇 살이든.


나는 좀 멋지다.
이렇게 생각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그래도 나는 멋진 것 같다.  


이건 잘난 척이 아니다. 그냥 나에게 그동안 나쁜 말만 했기에 좋은 말을 해주고 싶어서 하는 말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