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늘 누군가 진심으로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 사랑을 줄 대상은 왜 이렇게 찾기 어려운 걸까? 눈이 높아서 그렇다고? 아니다. 눈이 높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상대에게 하는 만큼 상대도 우리와 닮은 사람이길 바라서다. 그런데, 그런 사람을 만나는 건 참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우리가 바라는 건 대단한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막상 누군가에게는 어려운 일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바라는 건 연애를 할 때, 특히 썸을 타거나 연애 초반에는 연락이 잘 되어야 한다는 것.
우리는 왜 연락이 잘 되는 것을 바랄까? 그건, 상대에 대해 아는 것이 없을 때, 연락만큼 상대를 알아가기에 쉬운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알던 사람과 연애를 시작한다면, 굳이 연락을 할 필요가 없다. 이미 그에 대해 너무 잘 알기 때문에. 그러나, 모르던 사람을 알게 되었고, 그와 썸을 타거나 연애를 시작할 때는? 이야기가 다르다. 그에 대해 알 수 있는 방법은 그만큼의 시간을 함께 보내거나(즉, 자주 만나거나) 그와 대화를 많이 해보는 것(연락을 많이 하는 것) 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연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현실적으로 직장인이 되면, 자주 만나는 건 어렵다. 그렇기에 그나마 쉽고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연락인 것이다. 연락이라도 잘 되고, 많이 이야기해 봐야 상대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지 않을까? 연락도 잘하지 않는데 사랑에 빠져 연애까지 간다? 그건 너무 이상한 것 같다.
간혹, 만나면서 알아가는 거지. 하는데, 우리는 그런 위험부담은 굳이 안고 싶지 않다. 막상 만나면서 알아가는데, 우리가 생각한 그 사람이 아니면? 그때, 헤어지면 되는 건가? 우리는 그때 헤어지고 싶은 생각이 없기 때문에 연애를 시작하기 전에 그를 알고 연애를 시작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이건 어디까지나 우리의 입장이고, 생각이다. 상대를 모르는데 사랑하는 것? 우리에게는 그것만큼 어려운 일이 없다. 상대를 알기에, 그 모습이 좋아서 사랑하는 것이니까.
우리가 바라는 또 다른 것은 우리가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먼저 '신뢰'를 주는 것이다. 이것도 사실은 연락과 연결되어 있지 않을까? 연락을 자주 하면, "아, 이 사람 지금 뭘 하겠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연락이 잘 안 되는 상대라면? "뭐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특히, 일하지 않는 주말, 친구랑 논다고 할 때 등등 그럴 때는 더더욱. 친구랑 만난다고 할 때마다 연락이 두절되는 사람이라면?(우리는 그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그 친구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 그냥 그가 말한 '친구'라는 단어만 머릿속으로 이해할 뿐이다. '아, 친구 만나는 가보다.' 하고. 그렇기에, 표면적인 한마디만 하고, 온종일 연락이 두절되는 사람이라면 '친구를 만난다고 했지만, 과연 이 사람을 믿고, 연애를 하는 것이 맞을까?' 하는 생각은 여자라면 당연히 하게 되는 것 같다.
적어도, "나 지금 OO이랑 놀아, 어디 이동 중이야." 등 먼저 자주 이야기 해준다면, 상대방은 "아, 그렇구나."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좋지 않을까? 굳이 불안한 상상을 하면서, 그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돼서 좋고. 이것도 우리가 상대방에게 먼저 이렇게 하기 때문에 상대방도 우리와 같기를 바라는 것 같다. 연애할 때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이 상대방이기에 놀면서도 그에게 늘 자주 연락을 하고, 통화도 하고 그러는 것 같다. 사실, 평범하게 논다면 전화를 못할 이유도, 연락을 안 해야 될 이유도 없지 않은가?
어떤 이는 또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고작 연애에 그렇게 까지 피곤하게 해야 돼?'라고. 그런데, 연애가 그렇게 가벼우면 굳이 연애를 안 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할 수 있지 않을까? 결국은 연애도 서로에게 중요한 사람이 되는 과정의 일부인데 그것이 가볍다면, 굳이 연애를 왜 하는가?라고 반박하고 싶다. 그리고, 소중한 사람에게 그렇게 대충 대할 거면, 그 사람은 이미 당신에게 소중한 사람이 아닌 것 아니냐고 묻고 싶다. 정말 소중하다면, 저절로 소중한 것을 대할 때의 행동이 나오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닐까?
연애를 시작하기 전부터 불안하게 하는 상대를 만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연애는 서로를 향해 최선을 다하기로 한 최소한의 약속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