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지도 벌써 2년이 다 되어 간다.
내가 지금까지 써 온 장르는 에세이와 소설이다.
주력으로 쓴 글은 주로 소설이었는데,
소설로 인한 결과는 꽤 좋았다.
그런데, 다만 아주 사소한 문제가 있었다.
바로 창작의 고통이다.
에세이와 소설은 그 결이 다르고, 보통 하나의 장르를 주력으로 쓰는 작가는
다른 장르의 글을 쓰는 것을 어려워한다.
장르별, 요구하는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고, 문체나 이야기 전개 방식도 다르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소설은 장르도 두어 가지 다른 장르를 쓰는데,
나라는 사람은 굳이 쉬운 길을 두고 어려운 길을 돌아가는 선택을 참 잘하는 사람이구나 싶었다.
어쩌겠는가.
사서 하는 고생이 익숙한 사람인 것을.
그렇게, 글을 쓰다 보니, 참고해야 하는 글의 종류가 너무 방대했다.
그리고, 일정한 성적을 만들어내는 작품을 써야 하다 보니,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처음에 에세이를 쓸 때는 나의 생각을 편하게 풀어나가면 돼서,
글 쓰는 것이 오히려 즐거웠다.
내 감정을 정리하기에도 좋았고,
내 생각에 공감해 주는 피드백을 받는 것도 좋았다.
그리고, 가끔 의도치 않게 많은 조회수가 나올 때는 그것만큼 행복한 일도 없었다.
물론, 그것이 나의 수익에는 1원조차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해도 나는 글 쓰고 소통하는 행위 그 자체가 좋았다.
그런데, 요즘에 주력으로 쓰는 소설은 너무 고통스럽다.
내가 쓰고 싶은 대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없다.
어떤 것이 트렌드인지 그에 맞춰서 원고를 수없이 수정하고, 아예 엎기도 하기를 반복한다.
그리고, 작성되는 글의 양도 만만치 않다.
물론, 내가 쓰는 글이 잘 될지 안 될지에 대한 보장도 없다.
그러나, 나는 계속 글을 쓰고 있다.
이것이 글을 쓰면서 내가 겪은 문제점이었다.
정신적인 고통의 심화.
그리고, 하루종일 글에 대해 생각하느라 다른 일을 할 신체적 여유가 안 생긴다는 것.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활동량은 줄고, 정신적 스트레스는 늘어서
건강이 조금씩 약해지고 있다는 것.
물론, 건강 관리를 하려고 하지만, 생각만 할 뿐.
신체적으로 여유를 내는 일이 쉽지 않다.
안 되는 일을 끊고 나가서 신체 활동을 하는 것만큼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일도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