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고자에게 찾아온 깨달음
띵하고 깨달음이 찾아왔다.
나는 연애를 잘 못한다.
나이에 비해서 한 손으로 세고도 손가락이 많이 남을 정도로 연애를 안 해봤다.
여태까지 연애를 못한 것이라 생각했다.
좋은 사람이 없어서,
혹은,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이 없어서,
혹은, 상대가 나를 가볍게 여기는 것 같아서.
등등 그 이유는 수 없이 많았다.
그런데, 결국은 '나에게' 문제가 있었다.
바로,
상처받기 싫어.
아프기 싫어.
라는 마음이 너무 컸던 것이다.
떠날 것에 대한 두려움.
잃을 것에 대한 두려움.
배신에 대한 두려움.
등등
그런데, 두려워하면,
그 두려움 때문에 어떤 사람이 와도
절대 연애를 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사실, 그동안 호감을 표현한 이도,
먼저 다가와준 이도 참 많았다.
그런데, 내가 그 마음을 가볍게 넘겼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상처받기 싫어서
검열을 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물론, 그 검열 덕에 겪지 말아야 할 고통 따위 겪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마음에 찜찜함과 불만족감은 늘 있었다.
그러다 깨달았다.
그가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했건,
바람둥이건,
그것보다 중요한 건.
내가 기꺼이 상처받을 용기가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나는 아픈걸 극도로 싫어한다.
그리고, 한번 마음이 다치면 오랫동안 회복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극도로 회피를 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깨달았다.
상처도 자꾸 받아보고, 배신도 자꾸 겪어봐야
무뎌지고, 괜찮아지는 법도 배울 수 있다는 걸.
상처받을 용기를 내야,
사랑도 시작할 수 있다는 걸.
그 용기를 내지 않아서 나이를 이만큼 먹어버렸지만,
지금이라도 용기를 내볼 것.
Brunch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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