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부. [관계] 사랑과 우정마저 거래되는 장터
주말의 예식장은 거대한 촬영 세트장이다.
화려한 샹들리에 아래, 신부 대기실은 발 디딜 틈이 없다.
"어머, 너무 예쁘다!", "축하해!"
감탄사가 쏟아진다. 하지만 그 북적거림 속에 '유령'들이 섞여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신부를 둘러싼 한 무리의 20대 여성들.
그들은 지나치게 세련됐고, 예의 발랐으며, 결정적으로 신부와 눈을 맞추는 시간이 묘하게 짧았다. 사진사가 "친구분들 나오세요"라고 외치자, 그들은 훈련된 병사처럼 신부 옆으로 도열했다. 셔터가 터지는 순간, 그들은 세상에서 가장 절친한 표정으로 환하게 웃었다.
그들은 '하객 대행 아르바이트생'들이다.
시급 3만 원에 밥값 별도. 역할은 '신부의 대학 동기' 혹은 '직장 동료'. 미션은 단순하다. 머릿수 채워주고, 식사 시간에는 "신부 성격 진짜 좋잖아요" 같은 칭찬을 흘리고 사라지는 것.
그 완벽하게 연출된 가짜 우정 뒤편에, 진짜 친구 하나가 서 있다.
지방에서 첫차를 타고 올라왔다는, 촌스러운 원피스를 입은 친구다. 그녀는 쭈뼛거리며 화려한 가짜 친구들 틈에 끼지도 못한 채 구석에서 축의금 봉투만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가짜들은 돈을 받고 센터를 차지하는데, 진짜 절친은 그들의 기세에 눌려 마치 초대받지 못한 손님처럼 겉돌고 있다.
신부는 왜 돈을 주고 가짜 친구를 샀을까. 이유는 서글프다. '보여주기' 때문이다. 하객이 적으면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으로 낙인찍힐까 봐, 시댁에 "내 인맥이 이 정도다"라고 과시하기 위해서다. 결혼식은 축하의 자리가 아니라 '세 과시'의 장이 되어버렸다.
식이 끝나고 사진 촬영이 마무리되자마자, 가짜 친구들은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뷔페 식권 대신 현금을 받아 챙긴 그들은, 다음 결혼식 '탕'을 뛰기 위해 바쁘게 사라졌다.
그들이 떠난 자리에 덩그러니 남은 건, 지방에서 올라온 진짜 친구뿐이었다. 그녀는 텅 빈 식당 구석에 앉아 국수를 말며, 방금 전까지 신부 옆에서 웃던 그 많은 '절친'들이 어디로 갔는지 의아해했을 것이다.
돈으로 산 인형들 틈에서, 진짜 마음이 길을 잃고 서성이는 결혼식장.
결혼식 앨범을 펼치면 그들은 영원히 신부의 절친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진짜 힘든 일이 닥쳤을 때, 그 앨범 속의 가짜 친구들은 단 한 명도 곁에 없을 것이다. 그때 신부의 손을 잡아줄 사람은, 돈으로 사지 않은 그 한 명의 진짜 친구일 텐데 말이다.
"돈으로 산 백 명의 박수보다, 진심 어린 한 명의 눈물이 낫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