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억압의 법칙 - 밀어낸 것은 반드시 돌아온다

by 김경은

인간은 누구나 내면의 불편한 감정을 억누르며 살아간다. 분노, 질투, 욕망, 두려움 같은 감정들은 사회적 관계를 위협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들을 무의식 속에 밀어 넣는다. 그러나 억압된 감정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무의식의 어둠 속에서 힘을 얻어, 어느 순간 폭발적으로 돌아온다. 이것이 바로 '억압의 법칙'이다.


융은 이렇게 설명한다."무의식 속에 밀려난 것은 소멸하지 않는다. 그것은 되돌아와 의식을 압도하거나, 왜곡된 형태로 삶 속에 나타난다."

넷플릭스 드라마 〈You〉의 주인공 조 골드버그는 겉으로는 다정하고 지적인 남성처럼 보인다. 그는 연인을 구원하려는 영웅을 자처하지만, 그 속에는 통제와 소유욕이라는 거대한 그림자가 숨어 있다. 그는 자기 안의 집착과 불안을 억압한 채, "사랑이니까"라는 이름으로 합리화한다.

그러나 억눌린 집착은 결국 돌아온다. 그의 관계는 처음에는 로맨틱해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파괴적으로 변질된다. 조는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라며 범죄를 저지르고, 자신조차 두려워하는 괴물이 된다.

조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에게 낯설지 않다. 우리는 종종 집착이나 불안을 인정하지 못해 억누른다. 그러나 그것은 타인을 향한 과도한 통제, 질투, 혹은 자기 합리화로 되돌아온다. 〈You〉는 억압된 그림자가 어떻게 관계를 파괴하고, 자신을 삼켜버리는지를 보여준다.


미국 드라마 〈더 시너〉는 "왜 평범한 사람이 갑자기 살인을 저지르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매 시즌마다 범행을 저지른 인물이 등장하지만, 그들의 공통점은 억압된 기억과 무의식 속 상처가 있었다는 것이다.

예컨대 1시즌의 주인공 코라는 평범한 가정주부다. 그러나 어느 날, 해변에서 갑자기 낯선 남자를 잔혹하게 살해한다. 누구도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수사가 진행되면서 그녀가 어린 시절 겪었던 학대와 억눌린 기억이 드러난다. 그녀의 범행은 단순한 충동이 아니라, 오랫동안 무의식에 봉인된 그림자가 폭발한 결과였다.

〈더 시너〉는 인간이 얼마나 기억과 감정을 억누르며 살아가는지, 그러나 그것들이 반드시 돌아와 우리를 압도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억압된 상처는 의식의 통제를 뚫고, 예상치 못한 순간에 파괴적인 방식으로 나타난다.


스페인 드라마 〈더 힐〉은 작은 산악 마을에서 벌어진 의문의 사건을 다룬다. 폐쇄적인 공동체 속에서 사람들은 각자의 비밀과 욕망을 감춘 채 살아간다. 그러나 사건이 발생하면서, 억눌러온 불신과 위선이 한꺼번에 폭발한다.

마을 사람들은 서로를 향해 "저 사람은 위험하다", "저 집안은 부도덕하다"고 손가락질한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 자기 안의 욕망과 두려움을 남에게 떠넘긴 투사였다. 억압된 집단의 그림자가 한꺼번에 터져 나오면서, 마을 전체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더 힐〉은 억압이 개인 차원에만 머무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억압된 욕망과 비밀은 공동체 전체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결국 사회적 붕괴를 초래한다.

억압된 것은 왜 반드시 돌아오는가? 심리학적으로 이는 세 가지 메커니즘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무의식의 자율성이다. 무의식은 단순한 저장소가 아니라, 독자적인 생명력을 가진다. 억눌린 감정은 무의식 속에서 살아남아, 때때로 의식을 압도한다.

둘째, 투사 작용이다. 내가 인정하지 못한 감정은 타인에게 던져지고, 타인을 통해 다시 나에게 되돌아온다.

셋째, 증폭 효과다. 억압은 감정을 사라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강력하게 만든다. 분노를 억누를수록 폭발은 더 파괴적이 된다.


세 드라마는 공통적으로 묻는다. 당신이 억누른 감정은 무엇인가? 그것은 어떻게 다른 방식으로 삶 속에 되돌아오고 있는가? 당신의 "꼴 보기 싫음", "이유 없는 불안"은 사실 억압된 그림자의 신호는 아닌가?

억압은 감정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더 강력한 그림자로 되돌아오게 만든다. 《You》는 억눌린 집착이 관계를 파괴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더 시너》는 억압된 기억과 상처가 범죄로 폭발하는 메커니즘을 드러낸다. 《더 힐》은 억압된 집단의 그림자가 어떻게 사회 전체를 파괴하는지를 보여준다.

억압의 법칙은 단순한 심리 현상이 아니라, 인간 존재를 이해하는 핵심 원리다.


다음 회 예고그림자는 어떻게 심리적 증상으로 나타나는가? 불안, 우울, 강박, 중독... 이것들은 단순한 병이 아니라 무의식의 신호일 수 있다. 제11회에서는 증상 속에 숨어 있는 그림자의 메시지를 읽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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