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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윤 Nov 08. 2024

0. 베고니아 꽃: 짝사랑, 당신을 사랑합니다

프롤로그

어린 시절, 우리의 세계는 늘 함께였다. 같은 동네, 같은 학교, 같은 시간 속에서 우리는 늘 옆에 있었다. 그런데 그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알게 되었다. 그저 친구라고 믿어왔던 그 감정이 점점 다른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걸.

어렸을 때는 서로의 손끝에서 전달되는 작은 온기마저도 무심코 지나쳤다. 나도, 너도 그저 당연한 일상처럼 여기며 그 시간을 흘려보냈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들어서며 뭔가 달라졌다. 모든 것이 변해가고 있었고, 나는 그 변화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유나, 너는 여전히 나에게 그 누구보다 중요한 친구였지만, 이제는 그 너머의 감정을 감출 수 없을 것 같았다. 가끔은 너의 미소 속에 담긴 의미를 알고 싶었고, 네가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다른 의미로 다가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겁이 났다. 너와 나가, 우리가 그저 친구가 아닌 다른 무언가가 될까 봐 두려운 마음에 그 감정을 묵묵히 감추었다. 너무 늦을지도 모르겠다는 불안함에, 그냥 지금처럼 이렇게라도 함께 있을 수 있기를 바랐다.

그래서 나는, 우리 둘만 아는 이 작은 세계 속에서, 너를 조금 더 가까이 두고 싶었다.

그러나 이 감정을 계속해서 숨길 수 있을까?



짝사랑은, 그 사람이 웃을 때마다 내 마음도 함께 웃지만, 그 웃음 뒤에 숨겨진 아쉬움을 모른 채 살아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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