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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선후 Sep 12. 2023

아리랑 시범단 태권도 대회 출전기#1

-2023년 전남도지사기 태권도 대회

2023년 전남도지사기 태권도 대회

 -일시: 2023년 4월 29일 ~30일   -장소: 나주실내체육관


출전

겨루기 : 김유민, 김채환, 강돈웅, 김동인, 임준혁, 하동우, 소현석, 박현우, 김재빈, 박채원, 유소연,

품 새  :허원주, 유소망, 이서영, 서가영, 양희원, 조민아, 양지원, 유소연, 장희원



 누군가는 대회를 ‘경험삼아’ 한다는 말을 한다. 너무 쉬운 말이다. 준비부터 치열하다. 올해 들어 있는 첫 시합이다. 겨루기 팀은 몸무게부터 치열하다. 한창 먹어야 될 아이들에게 먹는 것을 두고 참아야 되는 것은 정말 치열한 자기와의 싸움인 거다. 현우가 어제 저녁부터 굶었다고 한다. 몸무게를 맞추기 위해서다.


겨루기 팀을 계체를 위해 하루 전날 출발한다. 대회는 토요일부터이지만 금요일 밤 7시에 출발한다. 오늘은 7시 이후 도장 수련은 하지 않는다. 관장님과 겨루기 팀이 먼저 출발한다. 품새 팀은 내일 따로 데리고 간다. 제일 걱정되는 게 2학년인 채원이와 소연이다. 부모님과 떨어져 자는 경험이 처음이여서다.

 숙소는 동신대학 부근으로 정했다. 아무래도 대학 부근 숙소는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시내 숙소는 술 취한 사람들을 보게 되어 걱정스러움이 많기 때문이다. 다행이 숙소는 깨끗했고 안심되었다. 시헌이가 먼저 도착하여 수련생들을 인솔했다. 음료수와 간식은 알뜰마트에서 준비했다. 도시락도 모두 주문을 맞추었다. 9시 넘어 도착한 겨루기 팀은 계체 모두 합격했다.


 4월 29일 토요일은 겨루기 시합이다.

 겨루기는 의외로 대회 성적이 좋았다. 고등학생인 동인, 돈웅 중학생 재빈이 모두 첫 대회인데 메달을 땄다. 그런데 일이 터졌다. 유민이가 시합 도중 병원에 실려 갔다. 상대에게 턱을 맞았는데 입안에서 피가 났다. 시헌이가 지민이 차에 태워 나주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품새 팀은 토요일 5시까지 체육관에 모였다. 출발이다. 아이들은 떨린다고 한다.

저녁 7시가 다 되어 숙소에 도착했다. 도착했을 때 겨루기 수련생들이 반겼다. 관장님과 시헌이는 얼굴이 안좋았다. 유민이 때문이다. 다행이 유민이는 간단 치료 후 숙소로 왔다.


그랬어도 아이들 표정은 좋았다. 모두가 만났다는 안도감도 들었다. 채원이와 소연이는 6학년인 가영이가 잘 챙기고 있었다. 시간은 이미 밤 9시가 넘었다. 식당은 모두 문을 닫았다.

내일 시합을 위해 통닭과 김밥을 주문했다. 방을 배정했다.

제일 신난 것은 여자아이들이다. 부모님을 떠나 친구들끼리 같은 방에 있다는 것만으로 신나있었다. 그래도 내일이 시합인데 모두 시합을 잊었다.

통닭이 오자 여자 아이들은 많이 먹지 않았다. 원주는 많이 먹었다.



4월30일 아침 7시


드디어 품새 시합이다. 겨루기 시합은 어제 끝났다. 시합이 끝난 수련생은 부모님이 오셔서 모두 데리고 집으로 갔다. 어제 겨루기 시합을 했어도 품새도 출전하는 수련생들이 있었다. 성현이와 소연이, 재빈이. 오늘 시합은 다치는 사람이 없어야 하는데 걱정이 앞섰다.


 아침 일찍 김밥을 사와서 숙소에서 먹었다. 8시 되어 경기장으로 출발했다.

도착한 곳은 나주 실내 체육관. 노란 태권도장 차들로 빼곡했다. 태권도장 현수막을 찾았다.

짐을 풀었다. 벌써 참가한 선수들이 곳곳에서 연습하느라 정신없었다.

우리도 연습할 자리를 찾아야 했다. 머리 긴 민아, 희원이 머리카락이 땀에 젖었다.

 이제 출전이다. 아이들은 각자 번호대로 대기실로 향했다. 소연이가 말한다.

 ‘저는 금메달 꼭 따고 싶어요.’

코트다. 심사 위원들 앞에 섰다. 차렷, 준비, 시작 ! 얼굴들이 저마다 긴장한 표정이다.

저 앞에 서기 위해 아이들은 지난겨울부터 주말에도 쉬지도 않았다.

 있는 힘껏 발차기도 하고 동작하나 하나 정말 열심히 했다.

그랬어도 실수가 보였다. 발이 너무 높거나 손동작이 미흡했다. 그렇게 연습했어도 상대 선수는 더 열심히 한 거였다.


 응원석에 앉아 ‘화이팅!’을 불렀다. 박수도 쳤다. 또 좀 더 가까운 관중석에서 목소리 크게 이름을 부르며 응원을 했다. 그래도 생각보다 잘했다. 개인전이 끝난 후 단체전이다.

 세 명이 한 팀이다. 저학년 서혜, 예린, 지원이는 키가 맞지 않았다. 예린이가 키가 너무 작았다. 가영, 희원, 민아는 팔 동작 힘이 약했다. 약하다 못해 벌벌 떨었다. 아이들은 품새 도복을 입지 않아서 메달을 따지 못했다고 했다. 그 말도 맞는 거 같다. 복장을 갖춰 입으면 아무래도 실력 있어 보이니까.

심사위원 눈에는 그간의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 상대 선수보다 더 잘하기 위해서는 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


남은 건 중고등부다. 중학교 재빈이와 고등학교 원주다. 재빈이가 의외로 시합 점수가 좋았다.

제일 기대하는 건 원주다. 원주는 작년 전남교육감기에서 안타깝게 은메달을 땄기 때문이다.

원주는 다 이겼다. 그런데 결승에서 학다리 자세에서 떨었다. 그것이 감점이 컸다. 안타깝게 떨어졌다.

  시합은 다 끝났다. 오는 길에 모두 아쉬워했다. 태권도 대회는 부족한 점을 발견하는 기회다. 그래서 더 단련하기 위한 계기를 갖는 것이다. 조금만 더 했더라면. 아이들은 저마다 10% 부족한 점을 스스로 깨달은 것이다. 품새에서 금메달은 없었다. 그랬어도 모두 소중한 메달을 목에 걸었다. 월요일, 제일 웃으면서 시합에 대한 열정을 보인 것은 다친 유민이었다.

“시합 또 언제 갑니까?”

겨루기, 겨루기를 연발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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