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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직트레이너 Oct 22. 2023

“용기를 주는 말, 친절한 행동이 필요해요”

내 아이를 위한 용기를 주는 그림책 테라피(그림책 에세이)

보이지 않는 아이(트루디 루드위그 글/ 패트리스 바톤 그림)


“용기를 주는 말, 친절한 행동이 필요해요”



얼마 전에 큰아이 친구 엄마를 만났습니다. 외동아이를 키우는 엄마이다 보니 아이 친구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인데요. 가족여행도 함께 다닐 만큼 친하게 지냈던 아이 친구 하나가 갑자기 자신의 아이를 투명 인간 취급한다는 고민을 이야기했습니다. 엄마들이 보고 있을 때는 친하게 잘 놀다가, 학교나 학원에서는 모른척하거나 없는 사람 취급을 해서 아이가 속상해한다고 하더군요.


수시로 변하는 것이 아이 마음이라고 하지만, 내 아이와 즐겁게 잘 놀 때는 언제고 갑자기 투명 인간 취급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기분 좋을 부모는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 엄마는 상대 아이 엄마와 대화도 해보고, 학교 담임 선생님과 상담을 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럴수록 두 아이 사이는 더 멀어졌다고 합니다. 친했던 친구를 투명 인간처럼 대했던 아이는 그 행동을 쉽게 바꾸지 못했고요, 상처받은 아이도 더 이상 그 친구와는 놀기 힘들었을 테니까요.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제 머릿속에 떠오른 그림책이 바로 <보이지 않는 아이>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브라이언이 제가 앞에서 말씀드린 아이처럼 반 친구들에게 투명 인간 취급을 당합니다.




브라이언은 학교에서 존재감이 별로 없는 학생입니다. 선생님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 조용한 브라이언보다는 시끌벅적한 학생들을 상대하느라 더 바쁘지요.


친구들은 브라이언을 놀이에 잘 끼워주지 않습니다. 브라이언이 놀이에 끼고 싶어 하는지 궁금해하지도 않고요. 그래서 브라이언은 제자리에 앉아서 평소에 제일 좋아하는 혼자서 그림 그리는 놀이를 합니다. 브라이언이 그리는 그림 중에는 어디서나 친구를 잘 사귀는, 초능력을 가진 슈퍼맨도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새로운 친구 저스틴이 전학을 왔습니다. 브라이언은 용기를 내서 그 친구에게 먼저 쪽지를 보냈지요. 그러자 저스틴은 브라이언에게 다가가 함께 조별 과제를 하자고 제안합니다. 같은 반 친구 에밀리오도 함께 뭉치게 되고요.


이제 브라이언에겐 점심을 함께 먹을 친구가 두 명이나 생겼습니다. 브라이언은 더 이상 눈에 보이지 않는 투명 인간이 아니라, 원래 브라이언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보이지 않는 아이>는 친구들에게 투명 인간 취급을 당했을 때의 브라이언을 투명에 가까운 흐릿한 색으로 그렸다가, 친구가 생긴 후에는 색을 넣어주는 방법으로 브라이언의 심리상태를 표현합니다.


친구 없이 늘 혼자 있어서 쓸쓸해하는 브라이언의 상태를 투명한 색으로 묘사하고, 친구가 생겨 행복해하는 브라이언의 모습을 진한 색깔을 입혀 나타낸 것이지요.


어떤 집단에서 소외당해 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저는 있습니다. 또 그랬을 때, <보이지 않는 아이>의 저스틴처럼 먼저 손을 내밀어 준 친구도 있었고요. 그래서인지 이 책이 더 많이 가슴에 와닿았는데요.


아이들은 별생각 없이 친구를 소외시키거나, 자기중심적으로 말하고 행동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소외당하는 친구들은 마음이 정말 힘들지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자신의 존재가 한없이 밑으로 꺼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그럴 때, 주변 어른이나 다른 친구의 도움은 큰 힘이 됩니다. 용기를 주는 말 한마디와 친절한 행동 하나가 소외된 친구들을 일으켜 세우는 작은 불씨가 될 수 있습니다. 저스틴의 도움으로 브라이언이 투명 인간에서 진짜 브라이언으로 보일 수 있었던 것처럼요.


또 아무리 미성숙한 아이라고 해도 다른 사람에게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해선 안 된다고 따끔하게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내 아이에게 생각 없는 말과 행동이 다른 친구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야 하고요. 아이에게 친구와 올바른 관계 맺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그 어떤 학습보다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보이지 않는 아이>는 미국 작가 트루디 루드위그가 쓴 책입니다. 이 작가는 어린이들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을 대처하는 데 초점을 맞춘 작품들을 주로 썼는데요. 현재 국제따돌림방지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따돌림을 주제로 한 이 책이 더 진정성 있게 느껴집니다.


책의 마지막 장에 투명 인간이었던 브라이언이 환하게 웃으며 친구들과 즐겁게 놀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친구들과 행복해하는 브라이언을 보니 제가 다 기분이 좋습니다.


아이들에게 다른 사람에게 상처 주지 않으면서 바르게 인간관계를 맺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을 때 <보이지 않는 아이>를 꼭 읽어주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 추천 연령대

초등 전학년


☘ 함께 보면 좋은 책

친절한 행동 (재클린 우드슨 글/ E.B. 루이스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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