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기한 Dec 28. 2022

차 백 대 파는 건 쉬워도   한 대 팔기는 어렵다

차갑지만 치열했던 영업 이야기

특판팀에서 근무하는 이십년 동안 정말 많이 들었던 질문은 ‘어떻게 하면 그렇게 많은 차를 판매할 수 있느냐’는 것이며 또 ‘어떤  노하우가 있느냐’는 말이다.

사실 꼭 집어서 나의 노하우는 무엇이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진심을 담은 열정과 노력’이라고 말하면 너무 시시하다거나 재수 없다고 할 것이다. 사실 마지막 현업에 몸담고 있는 지금도 열정이 충만한 신입 직원이나 영업을 동경하는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백 대를 파는 것은 쉬워도 한 대를  파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말이다. 무슨 말 같지도 않은 말이냐고 하겠지만 이십 년이 지난 지금도 차 한 대 팔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나는 매일 느끼고 있다. 수 많은 신규 업체를 만나 긴 시간 동안 관계를 이어오고 그 관계를 바탕으로 신뢰를 쌓고 차량을 계약하기까지 정말 많은 인내와 정성이 필요하다. 그러한 인내와 정성의 대가로 판매하는 차량이 백 대가 되고 천 대가 되지만, 사실 헛수고가 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새삼 놀랄 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내가 만난 수많은 업체가 오백 여 곳은 될 듯하다. 그중에서 우리 회사 차량을 구매한 업체는 십 여 곳이 채 안 된다. 확률로 따지면 2~3퍼센트 수준이다. 이십여 년 근무하는 동안 수많은 업체를 만나면서 백 대 이상 판매했던 업체가 최소 열 군데는 넘지만, 한 대도 팔지 못한 업체 또한 몇 백 곳 이라는 말이다. 개인영업에서 가망고객 한 사람을 만나서 운이 좋다면 단시간에 구매로 연결되지만, 내가 했던 특수영업은 최소 1 년에서 3년이라는 영업시간을 투자해야만 판매로 연결되었다. 그 긴 시간 동안 신뢰 관계를 기반으로 상품과 마케팅, 홍보, 판 촉 등 종합적인 영업을 해야 한다. 때로는 나의 영업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때로는 악재가 될 수 있는 상황도 올 수 있다. 잘 이어 온 구매 담당자와의 비즈니스 관계가 전보나 퇴직 등 인사 문제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고, 사소한 오해나 실수로 돌이킬 수 없는 불신이 생길 수도 있다. 이렇게 설명하면 왜 한 대를 팔기가 어려운지, 한 대를 팔고 나면 왜 백 대를 팔 수 있는지 설명이 될지 모르겠다. 사실 백 대를  한 번에 팔 수 있는 기회는 그렇게 쉽게 오지 않는다. 그런 대규모 거래처일수록 구매조건이 까다롭고 요구사항이 많기 때문에 프로다운 자세를 갖추지 않으면 쉽게 나타나지 않는 듯하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명언처럼 차량을 많이 팔기 위해서는 차량을 많이쓰 는 업체를 찾는 능력 또한 필요하다. 이제 막 새로이 영업의 세계에 입문한 신입사원이나 새로운 일에 도전하려고 전업한 경력사원들에게 다시 한번 강조할 것이 있다.

바로 혼을 담은 차량 한 대가 백 대, 천 대를 몰고 온다는 것이다. 이 말을 명심하길 바란다. 한 대가 곧 백 대, 천 대가 될 수 있다. 세상사 모든 것이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무엇이든 그 분야에 첫 발을 딛는 그 순간을 맛본 자가 진정한 땀과 노력의 가치가 무엇인지 알 수 있듯이, 오늘도 차 한 대를 팔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든 영업인에게 찬사를 보낸다.

잊지 말기를 바란다. 자신의 영업을 항상 생각하고 개선할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주위를 항상 돌아보길 바란다. 기회는 항상 우리 주위를 스쳐 지나가고 있고, 기회를 보아 도전하는 자만 그것을 잡을 수 있다.

나 또한 그런 분들의 노고에 민폐가 되지 않기 위해, 최선의 한 대를 위해 오늘도 열심히  뛰고 있다.

이전 08화 45일 프로젝트Ⅱ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