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복수?

근데 나 역시 찢겨졌는데

by 연필심

[성적]

전교 1등을 따라잡겠다는, 성적 측면에서의 다짐은 어떻게 되었을까.

중학교 1학년 1학기, 나는 전교 89등이었다.

하지만 점점 10등 대로 진입하기 시작했고, 전교 한 자리 등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결국 난 중학교 3년 합산, 전교 3등으로 졸업하였다.



[특목고 진학]

‘학업 성적 향상’, ‘반장’, ‘전교 회장’ 등의 스펙을 통해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는 상급 학교를 진학하고자 하였다.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나를 무시하고 괴롭혔던 사람들에 대한 복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당시 내가 지망했던 고등학교는 나 혼자만 지원하였다.

합격한다면 고등학교에서는, 중학교 동급생들의 괴롭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있었다. 더 이상 안 볼 수 있으니.


결국 특목고에, 그 중학교에서 혼자 합격하였다.



[치열하면서도 외롭고 괴로웠던]

‘전교 3등’

‘반장’

‘전교 회장’

‘특목고 합격’


위 단어들은

교사 및 동급생들로부터 받았던 조롱과 모멸감으로부터 나를 지켜주는 수단이라 믿었고.

나를 괴롭히고 깎아내리던 동급생들에게 복수할 수 있다고 믿었던 방법이었다.


교사들로부터 더 이상 무시당하기 싫었다. 그리고 사랑과 인정을 받고 싶었다. 그들이 원하는 존재가 되고 싶었던 것이다.

모범적이고, 얌전하며, 공부를 잘하는.

내가 아닌 나를 연기하기 위해 ‘성적’과 ‘지위(타이틀)’라는 가면을 썼다.


‘나’ 다운 내 모습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가 보기에 좋은 모습일 때만 다른 사람이 나를 좋아해 주었다.

그 자체로 상처가 되었다.


심지어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은, 못된 동급생들로부터의 공격을 받고 그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지 못했다.

결국 또래 관계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심도 가지게 되었다.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

공부하고 있는 동시에, 뇌에서는 동급생들이 나를 괴롭히는 장면이 의도치 않게 재생되었다.

그러면서도 학업 성적은 올려야 한다는 강박이 컸던 나머지 책상을 떠나지는 않았다.

그리고는 집중되지 않는, 학습되지 않는 공부와 씨름했다.

머릿속에는 이미 날 괴롭히는 사람들로 가득해 그 자체로 집중이 불가능한 상황임에도.


그러니 공부할 때 마치 누군가와 싸우듯이 전투적으로 공부했다.

의도치 않게 떠오르는 생각을 지우고, 눈앞의 공부에 집중하기 위해.

근데 그게 의지대로 안 됐다.

그럼 또 스스로를 탓했고, 스스로에게 욕을 하며 비난의 화살을 내게 돌렸다.



지옥 같던 중학교를 졸업하고 혼자 한 특목고에 진학했다.

그럼 그곳에서는 어땠을까...?

keyword
이전 03화괴롭힘 당하는 전교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