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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를 들으며

by 등대지기

고단했던 하루 필요한 건

포장마차 붉은 안주에

심장으로 들어가는 소주가 아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옛 노래

지친 어깨 안아준다


서러운 마음 금방 울음 터질 듯

소매로 눈물 훔치지만

잔잔한 음성으로 DJ는

사연자의 세상 이야기 사연 읊고


파도 소리 효과음

유자 향 가득 담아

한 편 스피커 사이 흘러

꽤나 길었던 마음 상처 아물어준다


날 저문 밤하늘

별들은 보이지 않고

텅 빈 거리 외로운 사람들의

긴 그림자만

쓸쓸히 낙엽에 실려 보낸다는 DJ는

혼자 몰래 눈물을 닦으며


오늘 밤 라디오를 끄고

내일 다시 마음 전하길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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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