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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지독히 매서운 겨울바람
자세 낮추며 다 이겨내고
일 년을 기다린 인연이
가벼운 봄비에 그 잠시도
견디지 못해 천사의 날개로
산산이 흩어져 날린다
차라리 꽃 피우지나 말걸
짧은 생 아름다운 이별을 위해
이토록 이른 봄 기다렸는가
가시는 걸음 동백꽃 홍매화
배웅 나와 쓸쓸한 인생길
꽃비 눈물 내리네
한낮 언덕 위에 뜬 무지개 위로
느릿느릿 지나는 긴 그림자
아쉬운 사진 한 장
씨 앗 하나 남기고
내년 쉰 봄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