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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by 등대지기 Mar 0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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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히 매서운 겨울바람

자세 낮추며 다 이겨내고

일 년을 기다린 인연이

가벼운 봄비에 그 잠시도

견디지 못해 천사의 날개로

산산이 흩어져 날린다


차라리 꽃 피우지나 말걸

짧은 생 아름다운 이별을 위해

이토록 이른 봄 기다렸는가

가시는 걸음 동백꽃 홍매화

배웅 나와 쓸쓸한 인생길

꽃비 눈물 내리네


한낮 언덕 위에 뜬 무지개 위로

느릿느릿 지나는 긴 그림자

아쉬운 사진 한 장

씨 앗 하나 남기고

내년 쉰 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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