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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스푼 Oct 06. 2024

경단녀 신고식 7

7. 준호도 사라지다

 오늘은 불금.

현주는 이번에는 작전에 꼭 성공하리라 다짐한다. 요 며칠 동안 준호에게 일을 배우고 있지만, 우리의 모든 대화는 이사가 바로 옆에서 듣고 있고, 모든 행동은 CCTV에 녹화 된다. 이 모든 것들이 현주는 소름 끼쳤다. 현주는 준호가 메모장에 쓴 그 말

‘저, 곧 그만둘 것 같아요.’

그 말이 계속 가시처럼 걸리고, 왜 그만두는지, 언제 그만두는지, 너무나 궁금해 미칠 것 같다.     


 서류를 작성하는 척하며, 포스트잇에 자신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는다. 그 아래 한 줄의 메시지를 덧붙인다.

‘시간 되실 때 전화 부탁드려요.’

그리고는 업무를 배울 때, 슬쩍 준호의 손에 쥐어주니, 그의 눈이 동그래진다.     


 현주는 퇴근하고, 오매불망 준호의 전화를 기다렸지만, 전화는 자정이 넘어도 오지 않는다. 다음날이 되어서야 현주의 전화기에 낯선 번호가 찍힌다.

“네~ 여보세요.”

“혹시 현주님이신가요? 저 준호입니다.”

“네~ 연락 안오면 어쩌나 걱정했어요. 전화 주셔서 감사해요. 여쭤볼 게 있어서요. 혹시 왜 그만두시는지, 언제 그만두시는지 알 수 있을까요?”

“아…. 저 어제부로 그만뒀어요. 아니 잘렸어요.”

“네? 진짜요?”

“사장님께서 저 대신 현주님이 일하신다고 하시던데요.”

준호의 목소리가 뾰로퉁하다.

“어차피 거기 거지 같아서 그만두려고 했어요. 현주님도 잘 생각해 보세요. 여직원 두 분 모두 욕만 먹다가 나갔어요. 사장님이 정말 쌍욕을 쌍욕을... 아침 회의 1시간 내내 누구든 걸리기만 하면.. 아휴... 실장이 사모인거 알죠? 실장한테도 우리 있는데서 입에 담기도 힘든 욕을 한다니까요. 그 형제 다 미친놈이에요. 이사님은 그나마 양반이에요. 사장은…. 정말 노답입니다.”

준호는 입에 따발총이라도 달은 듯이 장전되어 있던 말들을 쏟아낸다.

“현주님 좋은 분 같아서 귀띔해드리는 거예요. 전에 여직원분들도 나가면서 저한테 빨리 도망치라고 했어요.”

헉. 이건 무슨 소리인가? 현주는 놀라서 입을 벌린 채 듣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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