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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흰샘 Sep 06. 2023

가을로 가는 기차

흰샘의 詩답지 않은 詩

차창 너머 들판은 하마 색이 바랬다

이글거리던 햇볕도 조금은 분노가 누그러졌다

아지랑이에도 흐느적거리던 철로는 직선의 정신을 바짝 당겼다

기차가 가을을 싣고 가는지 가을이 기차를 끌고 가는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다만 나는 기차를 타고 가을 속으로 가고 있다는 정언定言이 분명할 뿐이다


가만

이 기차는 전기로 가는 고속전철이라는데

왜 아직도 기차라는 이름을 벗지 않는 거지?

그래서 근본이 중요한 건가?

그래서 첫사랑은 끝내 첫사랑인 건가?


또 탈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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