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밸리로 가는 길: 피곤함, 체력

오늘 하루를 '해치우며' 살았는가, 깊은 호흡을 느끼며 살았는가?

by 꿈꾸는 미래

D-28 | 9월! 가을이다. 강의는 시작되었고, 학생들이 웃고 이야기하며 거니는 캠퍼스에는 활기가 돈다. 반면, 개강 첫날 월요일부터 며칠 동안 나는 가장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강의를 준비하고, 학생들을 만나고, 강의하고, 또다시 강의한다. 그래서인지 이 오후, 나의 몸과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는다.


몸이 지친 날에는 하루를 그저 ‘해치우는’ 방식으로 소모해 버린다. 그런 날은 성취의 보람보다 단지 잘 버텼다는 안도감만 남는다. 버티고 버티다 보면 시간은 어느새 흘러가 있고, 열매 없는 앙상한 나무처럼 그저 자리를 지킨 채 하루가 끝난다. 반면, 지금 이 순간 호흡을 느끼며 살아가는 하루는 다르다. 발걸음이 가볍고, 목소리에 힘이 실리며, 만나는 이의 눈을 바라보며 공감하고 웃을 수 있다. 타인의 기쁨에 함께 기뻐하고, 불편한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반응할 수 있다.


실리콘 밸리에서의 하루는 어떤 모습일까? 눈부신 햇살을 맞으며 주어진 일정을 기쁘게 살아내고 감사의 저녁을 맞이할까? 아니면 피곤한 눈을 비비며 일어나 무거운 일정을 소화한 뒤, “오늘도 해치웠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까? 언젠가 김창옥 씨는 무대에서 이렇게 말했다. “마음으로 마음을 다스릴 수 없습니다. 체력을 기르십시오. 체력으로 마음을 다스릴 수 있습니다.” 참 옳은 말이다. 성경에도 비슷한 구절이 있다 "마음은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도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했던 말이다.


체력을 기르기 위해, 지난 여름, 나는 지인들과 새벽에 만나 조깅을 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나는 체력을 길러야 한다. 그래야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에 경탄하고, 사람들을 향해 기쁘게 인사하며, 눈을 마주치고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대화할 수 있다. 기술과 혁신의 도시, 실리콘 밸리의 사람들이 우리를 떠올릴 때, 우리는 어떻게 기억될까? 차분하면서도 에너지가 넘치고, 진지하면서도 유쾌하며, 겸손하면서도 꿈을 품은 젊은이들이 떠오르기를 바란다. 그리고 에너지 가득한 젊은 나로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

keyword
이전 05화실리콘 밸리로 가는 길: 첫 만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