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숨 사이의 기록
미월 : 흐림이 낮게 깔린 하늘 아래, 자연 치유도시의 공기는 온통 비로 숨을 고르는 중이야.
계온 : 그 숨결이 코끝을 간지러 뜨리며 흙냄새가 내 심장 깊은 곳까지 스며들어와.
목월 : 흙냄새가 퍼지며 보리밥의 숨이 식탁을 깨우자, 노릇한 감자향이 하루의 속도에 따라 호흡선을 연결해.
자온 : 그 향이 내 어깨까지 스치며 비와 온기가 겹치는 순간이 마치 세상을 향해 한 템포 느리게 움직인다.
제천 : 그 느림이 꼭 나쁜 게 아니라 몸이 먼저 온도를 그리면 마음의 음색은 음악처럼 퍼지는 게 내 루틴이야.
목월 : 그래서 이 도시는 조용히 치유하는 법을 알려주는 듯해.
계언 : 창밖의 물방울이 시간의 유리 너머에서 방향을 바꾸듯 우리의 하루도 속도를 새로 써 내려간다.
자온 : 맥주 거품이 입술을 스치자 귤의 향이 뒤따라와서 단맛 대신 가벼운 빛이 목선을 감싸며 하루의 온도 속에 상큼한 기분이 날 피어나게 해.
미월 : 그 기분, 잔잔한 파도 대신 공기만으로도 숨이 풀리는 밤이야.
목월 : 저 불빛이 귤빛처럼 흔들림이 여유로운 한 페이지가 되어 잔잔히 무게를 덜어내 줘.
자온 : 제천의 밤은 늘 이런 숨결로 마무리되어 온도보다 마음이 먼저 회복을 가르쳐준다.
계온 : 그래서일까, 멈춤이 오히려 쉼을 하나의 흐름으로 있는 익숙한 듯 낮설지 않은 느낌이 좋아.
제천 : 맞아, 치료는 언제나 소리 없이 시작되는걸, 내일은 또 다른 숨이 우리를 깨울 거야.
목월 : 물빛 가득한 밤공기를 지나서 아침 공기는 또 다른 감정이야.
미월 : 우리가 천연물 행사장에 도착했을 땐 흐른 하늘이 반겨주네.
자온 : 땅은 아직 젖어 있었지만, 그 위로 맑은 공기가 품 안으로 안기는 기분이야.
목월 : 매표소 앞에는 물기 어린잎 냄새가 감도는 걸 느끼며 우린 나란히 서서 인증샷을 남기는 건 포인트야.
미월 : 우린 제천 시민이 아니라 입장료는 정가였지만 할인 쿠폰 인당 삼천 원씩 할인받으니 괜히 웃음이 나네.
자온 : 그 여유로 오색찬란차를 겟한 건 이득이야.
계온 : 컵을 감싸 쥐며 따뜻한 김이 오르는 향이 손끝에서 피어나 오늘의 공기와 맞닿은 건 예술이야.
제천 : 그렇게 하루 시작되어. 느린 도시의 리듬 속에서 숨이 조금씩 풀려간다.
목월 : 천막 안엔 물방울 대신 밥 향이 공간을 새롭게 단장하며 플라스틱 의자들이 회색 파도처럼 줄 선 이곳은 사람들의 옷깃에 김이 닿아 퍼져.
계온 : 트레이 위 반짝인 불고기에서 붉은 향이 올라와. 자극보다 정돈된 맛이야. 이상하게도 이 도시의 공기처럼 담백해.
미월 : 젓가락이 닿을 때마다 소리가 부드럽게 번져. 누군가는 조용히 국을 식히고, 누군가는 서둘러 떠나. 순간의 시간들이 서로 다른 속도로 흘러.
자온 : 어쩌면 여긴 배고픔을 달래는 숨이 통로인 정류장처럼 느껴진다.
계온 : 잠깐 머물다 흘러가는 냄새와 사람들의 오늘의 분위기는 맑음이다.
미월 : 트레이 위에 노란 밥, 김치, 고추장 불고기, 국이 가지런히 놓여 있어.
자온 : 매운 향이 퍼지는데 이상하게 단백 깔끔한 맛이 어디서 먹어도 이만큼 조화롭기 힘들 것 같아.
미월 : 열린 통로로 들어선 공기 속으로 퍼지는 황기 맥주 냄새에 발걸음을 멈춘다.
계온 : 잔 위로 김이 올라와. 첫 모금이 입술을 적시는데, 쌉쌀함보다 부드러운 향에 놀라워.
미월 : 옆에선 매운 어묵이 손짓하는 듯해서 바로 맥주 안주로는 딱이야.
자온 : 양념의 붉은 숨이 김처럼 퍼져서 공기까지 매콤해지는데 기분이 묘해.
목월 : 응, 맥주와 어묵의 냄새가 섞이자 이상하게도 도시의 체온이 돌아오는 것 같아.
자온 : 축제의 한 장면인데도 어수선하지 않은 건 모두의 속도가 같아서일까.
제천 : 맞아, 지금의 순간을 잠깐 멈춘 것처럼 잔잔하지만 이건 또 내가 주는 자연 치유의 리듬이기도 해.
미월 : 녹용차 시음대가 보여, 잔마다 색이 조금씩 달라, 향도 다르게 흩어져.
계온 : 따뜻한 김이 코끝을 간질이더니, 순간 몸이 조금 가벼워지는 느낌이야.
목월 : 황기 맥주와는 또 다른 결이네. 쌉쌀함 대신 맑게 맺히는 단향이 남아.
자온 : 입 안에서 도는 향이 마치 산바람처럼 맑아. 도시의 이름이 왜 ‘치유’로 불리는지 알 것 같아.
제천 : 이곳의 시간은 늘 그렇게 흐르지. 천천히, 깊게, 오래 남게.
자온 : 황기 맥주의 온도가 식어갈 즈음, 공기 속 향이 다른 공간으로 데려가주네.
미월 : 녹용차 시음대 앞에서 한 잔 마시니 쌉쌀한 차 향이 입안을 감돌아.
계온 : 따뜻한 김이 코끝을 간질이더니, 순간 몸이 조금 가벼워지는 느낌이야.
목월 : 응, 너의 눈이 반짝이면서 녹용차와 녹용쌍화도 구매 리스트에 담는 걸 보았어.
자온 : 입 안에서 도는 향이 마치 산바람처럼 맑아서 도시의 이름이 왜 ‘치유’로 불리는지 알 것 같아.
계온 : 맞아, 그래서 나 그날, 연휴의 피로 회복을 제대로 느끼며 밥도, 차도 모두 상상 이상으로 좋았어.
자온 : 배를 빵빵하게 채운 우리는 실내 전시관으로 공기의 온도로 연결했어.
미월 : ‘바이오’, ‘뷰티’, ‘한방’이 한곳에 모아둔 공간이더라.
자온 : 응, 기술이 몸과 마음을 잇는 장면 같아서 미래의 치유는 이런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계온 : 전시관 안은 바깥보다 온도가 달라서 조명이 유리 위로 부서져 빛의 결이 잔잔히 흘러.
목월 : 주목나무로 만든 향 오브제가 전시돼 있는데 나무 냄새가 묵직하게 감기더라.
미월 : 그 옆에는 인공지능으로 세포 성분을 분석하는 공간이 있는데 화면에 뜨는 그래프들이 마치 숨결 같아.
목월 : 자연과 기술이 함께 움직이는데 낯섦보다 오히려 조화로우면서 편안해.
자온 : 제천의 시간은 그렇게 이어서 향, 빛이 흔들리며, 마음이 다시 맑아져 간다.
계온 : 오늘의 장면들이 오래 머물 것 같아. 천천히 스며드는 회복이란 이런 걸까.
제천 : 그래, 치유는 멀리서 오는 게 아니야. 천천히, 지금처럼 가까이서 자라나는 거야.
자온 : 시간은 어느새 두 시가 가까워져 갈 즈음에, 사람들의 속도가 조금씩 달라지는듯해
미월 : 전시장 안이 점점 북적이기 시작해서 우리 마음은 이미 다른 방향을 향해 떠남을 선택했어.
계온 : 여운이 남긴 채 포크송 노래소리도 뒤로 한 채, 곧 다가올 김용빈 트롯 가수의 노래도 들리기 전에 서둘렀던 마음도.
목월 : 제천의 숨이 천천히 뒤로 물러날 때, 창밖의 하늘은 다른 빛을 품기 시작했잖아.
자온 : 그렇게 우리는 제천의 시간을 접은 채, 오후의 바람을 따라 아산으로 향하는 순간이 느린 도시의 리듬에서 또 다른 치유의 결로 이어지는 오후야.
미월 : 차 안 공기가 서서히 다른 공간으로 연결되면서 저녁 공기가 부드럽게 몸을 감싸주니 따뜻해.
계온 : 히터의 열기와 하루의 피로가 섞인 공기가 묘하게 편안한 숨결의 이음표처럼 내비 화면에 ‘아산’이라는 글자가 뜨자, 또 다른 결이 우릴 반겨준다.
목월 : 노을이 피었으니 투어 루틴에 따라 삼계탕집 문을 열었더니 김이 피어오르며 국물 향이 공기 속에서 소리를 내는 듯해.
자온 : 한입 뜨자마자 속이 풀리더라. 따뜻한 국물이 온몸을 따라 흐르면서 피로가 잠잠해지는 기분과 함께 능이 삼계탕을 깨끗이 청소했어.
계온 : 숙소로 향하는 길, 도로 위 습기가 증기로 바뀌듯 불빛이 물결처럼 흔들리며 온천의 입구를 닮았더라.
미월 : 계란찜이 부풀며 김이 피어오르는 김밥 한 줄을 나눠 먹을 때마다 웃음이 따라오는 것 같은 밤이야.
목월 : 물에 발을 담그자 공기가 바뀌며 뜨거운 숨이 피부를 감싸듯 온기가 천천히 스며든다.
자온 : 동동주 잔 위로 김이 피어올라. 그 하얀 결이 음표를 그리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기분이 좋아.
미월 : 그렇게 아산의 밤은 피로 대신 온도를 남기며 몸이 먼저 회복을 기억해.
계온 : 다음날 아침엔 쫄면과 만두, 닭강정으로 리듬을 이어서 달콤한 소스 냄새가 골목마다 따라다닌다.
목월 : 커피 한 잔, 은행나무 숲길을 걸으며 노란 잎이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마음이 따라 움직인다.
자온 : 그 순간, 제천의 바람과 아산의 온기가 한결로 이어져서 여유로움이 마치 더 나은 곳으로 데려가는 것 같아.
미월 : 낮의 부여는 빛보다 조용해서. 돌 위에 남은 시간이 스스로 숨을 쉬는 것 같아
계온 : 박물관 안의 공기는 묘하게 느려서, 걸음 하나에도 호흡이 섞이는 순간의 리듬이 내 숨과 닮아 있는 듯해
목월 : 전시된 글자들은 소리 없이 한마디를 던지며 기억은 빛처럼 오래 남는다는 흔적을 알려줘
자온 : 그때 알아차리게 되는 건. 역사는 머리로 배우는 게 아니라, 몸으로 느끼는 호흡이라는 거야
계온 : 돌의 온도가 폐 안으로 들어오듯, 지금의 숨이 과거를 잇는 다리처럼
미월 : 근데 밤이 되자 미디어아트 불빛이 연못 위로 퍼져서 연꽃 조명이 피어나다 스러지는 도시의 호흡이 눈으로 보이는 듯해
계온 : 그 빛이 바람과 닿을 때마다 내 호흡도 바뀌어서 들숨은 밝게, 날숨은 고요하게. 마치 부여의 리듬이 내 몸 안에서 살아나는 느낌이야.
미월 : 낮은 구름 아래로 시선이 멀리 퍼진 공기엔 고요한 온도가 스며드는 건 흙냄새가 마음을 천천히 데워주기 때문이야.
목월 : 정림사 앞에 서니 돌에 남은 시간들이 햇살에 비쳐 반짝이며 오래된 숨이 지금의 숨과 나란히 흐르는 듯해
자온 : 저녁이 되자 , 작은 빛이 퍼져서 백제 금동 대향로가 피어오르며 아름다운 미디어 불빛으로 변신하는 부여의 호흡이 눈으로 보여서 좋아
미월 : 그렇게 연휴의 시간은 마무리하면서 남은 건 숨의 결이야.
자온 : 여행의 공기 속에서 들숨과 날숨이 이어지듯, 오늘의 호흡도 그 연장선처럼 이어져서 오늘의 오후 수업 호흡테라피 연구는 줌 수업으로 들었어.
계온 : 너 줌이 안 깔려 있어서 헤매긴 했지만 결국 잘 찾아들어갔네.
자온 : 맞아, 화면 안에서도 느껴지는 내 언어 공기 그 미세한 진동이 공간으로 이어지는 게 신기해
목월 : 오히려 대면 수업보다 더 좋아하는 듯 너 표정이 편해 보여
자온 : 응, 내 숨은 연휴 내내 여행 중이던 제천의 공기, 아산의 온기, 부여의 빛이 내 폐 안에서 조용히 연결되었는데 줌 수업은 호흡 가다듬기와 교수님의 얘기를 따라 조용히 호흡을 가다듬을 수 있어서 좋아
미월 : 들숨은 맑음, 날숨은 부드러워서 오늘은 그걸 그냥 바라보는 순간이 좋더라
목월 : 움직이지 않아도, 물방울 소리와 이론 +실습이 함께 느껴져서 대면보다 줌 수업이 너한테 더 맞는 거 같아
자온 : 응, 굳이 화면으로 내가 꼭 비춰야 하는 거 아니라면 비디오 끈 상태 소리 제거 상태로 들으면서 따라가기만 하는 건 편해
미월 : 그래,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어서 그게 자연스러워서 아닐까
자온 : 응, 교수님이 호흡 실습에 나무를 떠올리라 했는데 난 장미꽃을 상상하면서 집중했더니 이상하게 그게 더 잘 맞더라
목월 : 교수님이 “발, 허벅지, 엉덩이의 긴장을 풀라” 할 때, 너도 그 대사를 따라 하며 이완하는 널 보았어.
자온 : 맞아, 오프라인 보다 온라인 수업 매력은 내가 원하는 리듬대로 집중할 수 있다는 거야. 내 스타일엔 그게 딱이야.
에필로그
긴 연휴 동안의 여행기록은 속도의 여백사이의 틈 즉 도시의 공기와 따뜻한 물결, 그리고 밤의 빛이 각자의 속도로 내 안에 남아 치유와 회복으로 연결된다.
제천의 습도, 아산의 온기, 부여의 빛이 하나의 문단처럼 이어져 조용히 숨 쉬는 것이라면, 오늘의 온라인 수업은
여행은 멈췄지만, 숨은 여전히 형태를 바꾸며 나를 또 다른 호흡선으로 데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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