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심전이 나를 부를 때
자온 : 오늘은 유독 몸이 쉽게 지치는 느낌처럼 숨은 길어지는데 깊은 피로가 뼛속까지 내려가서 내 신경 한 조각이 오래된 노래를 들려주는 것 같아
달 : 그런 날은 몸의 침묵된 신호가 조금 더 크게 울려, 우리가 흔히 병이라 부르는 것들은 고장이 아니라 너무 오래 참아온 리듬이 건네는 마지막 메시지 같은 거야
미월 : 신경계는 생명의 전류가 흐르는 통로라서 한 틈이 무너지면 작은 결 하나가 흔들리면 그 파동이 사고 기억 감정 운동까지 모두 퍼져.
자온 : 그래서 요즘 손끝이 저리던 것도 그냥 스트레스가 아니라 오래된 통로가 소리를 내는 것처럼 느껴져.
목월 : 말초는 몸에서 가장 멀리 있어서 가장 먼저 외로움을 느끼는 자리거든, 혈당의 흐트러짐 미세혈관의 막힘 염증의 열기 독성의 바람, 이런 변화들이 반복되면 끝에서 먼저 SOS가 올라와
달 : 파킨슨은 속도를 조율하던 도파민의 불이 조금씩 사라지는 과정이라 별자리가 흐려지듯 움직임의 결도 조용히 어두워서 표정의 힘도 서서히 옅어져
계온 : 뇌졸중은 더 갑작스러워서 미세혈관 하나만 막혀도 도시 전체의 전력이 꺼지듯 감각과 움직임이 한순간에 꺾여버리기도 해
자온 : 치매는 기억 창고의 불이 한 칸씩 꺼지는 것처럼 감각의 순서가 흐트러져 가는 과정인걸.
목월 : 다발성 경화증은 신경을 감싸던 수초가 닳아, 전류가 엉뚱한 곳으로 튀어 작은 신호도 조용히 흩어져
미월 : 뇌염과 수막염은 감염의 열기가 뇌 전체를 흔들어, 발열 두통 혼미함 같은 파동은 정신의 문제가 아니라 뇌가 고통의 물결을 견디는 방식이야
목월 : 간질은 전류가 너무 찬란해져 폭발하는 순간이라 몸이 춤추듯 흔들리면서 의식이 잠시 닫히기도 해
별 : 척수손상은 위와 아래를 잇는 통로가 끊겨서 그 아래 세계가 조용히 잠잠해지는 느낌이 살아 있는데 소리가 사라진 것처럼
자온 : 이렇게 들으니까 병이라는 게 공포가 아니라 몸이 살아온 서사처럼 느껴져
달 : 뇌신경 12쌍도 같은 의미야, 후각은 감정을, 시각은 빛을, 안면신경은 속마음을 열어줘
자온 : 미주신경은 심장 장기 소화 면역까지 긴 파동으로 조율해서 몸 전체가 작은 오케스트라처럼 움직이는 거야.
계온 : 이 연주자들이 어긋나면 눈물과 웃음의 균형도 흐트러져서 장기의 박동도 미세하게 흔들려 우리가 이유를 모르는 예민함이 올라와
목월 : 척수신경 31쌍도 그래, 목 가슴 허리 골반까지 이어지는 신호의 계단이 무너지면 손끝이 저리거나 발바닥이 뜨거워, 복부가 당기거나 허리가 굳어버려
자온 : 그건 감정이 아니라 신경의 플로우에 금이 생기는 순간이야
달 : 말초신경병증은 더 섬세해서 혈당의 파도 염증의 열기 영양의 불균형 같은 작은 흐름에도 신경의 가장 먼 끝이 “여기 아파, 여기가 멀어져”라며 먼저 신호를 보내
자온 : 몸은 진짜 작곡가 같아, 감정보다 먼저 진실을 내는 존재라서 손끝 저림은 대사의 파동, 발의 열감은 혈당의 기억, 아침마다 흐려지는 집중은 뇌의 피로가 보내는 사인처럼 느껴져
목월 : 결국 몸은 한 곳으로 다시 돌아와 호흡이라는 리듬
달 : 호흡이 길어지면 교감의 날카로움이 내려가는 부교감의 따뜻한 파동이 올라와 자율신경의 음양이 다시 균형을 찾아
미월 : 거기서부터 병리의 문이 천천히 닫히거나 다시 열리기도 해
별 : 예방이라는 것도 사실 아주 단순해서 햇빛 걷기 수면 영양 규칙성, 또 과한 당을 줄이는 일들, 그건 병을 막는 게 아니라 신경의 결을 다시 반짝이게 하는 과정이야
계온 : 척추가 바로 서면 전류가 일직선이 되어 혈당이 잔잔하면 말초가 편안해져서 염증이 가라앉으면 신경이 재생의 숨을 쉬기 시작해 몸은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너를 데려가
자온 : 듣다 보니 병도 회복도 결국 내 몸이 나를 버린 게 아니라 계속 붙잡아준 흔적 같아
달 : 그래 , 지금 느끼는 피로조차도
너를 살리기 위한 가장 솔직한 신호야
목월 : 그런데 이렇게 많은 요소들이 얽혀 있었다는 걸 알고 나니까, 요즘 내가 왜 이렇게 쉽게 무너졌는지 조금 이해돼
자온 : 신경만 힘든 줄 알았는데 더 깊은 리듬이 틀어져 있었던 것 같아
미월 : 몸은 조용한 계산을 해서 균형이 무너지면 온도와 맥박과 장기의 움직임부터 먼저 흔들려 그게 감각으로 번역되는 거야
달 : 부교감 10번은 장기 온도를 일으켜서 소화와 흡수와 세로토닌과 멜라토닌까지 조율해서 회복의 문을 여는 역할을 해
자온 : 이 친구가 흔들리면 영양이 들어와도 흡수가 덜 되거나 밤이 얕아지는 이유가 생기는구나
계온 : 혈당도 마찬가지야, 인슐린이 문을 열지 못하면 포도당이 피에 떠다니며 오후마다 에너지가 꺼지는 느낌은 그 흔들림이야
마월 : 처음 알아채는 건 감정이 아니라 신경 말단과 장기들이 보내는 아주 미세한 움직임이야
목월 : 발이 붓거나 손끝이 시려지는 건 알부민이 잘 움직이지 못할 때도 생겨 혈관의 농도와 pH가 흐트러지면 피로가 몸에 붙어버린 것처럼 내려앉아
자온 : …그런 감각들이 요즘 전부 있었는데 내가 약한 줄만 알았어
달 : 약한 게 아니라 너만의 방식으로 너무 오래 버틴 흔적, 대사는 멈추지 않지만 과부하가 오면 신경과 장기가 서로를 지키려고 속도를 늦춰서 그게 피로와 무기력으로 올라오는 거야
미월 : 회복도 같은 순서로 찾아와
장기가 먼저 따뜻해져서 소화가 조금 편해져
자온 : 가슴의 긴장이 느슨해져서 심박이 잔잔해지면서 밤이 이전보다 조금은 더 깊어져
목월 : 그걸 지지하는 게 호흡이야, 호흡이 길어지면 신경의 결도 정돈되어
척추를 따라 흐르는 전류가 다시 반듯해져
별 : 손끝의 저림, 복부의 묵직함, 가슴의 떨림은 한순간에 사라지진 않지만
점점 흐릿해지기 시작해
계온 : 결국 몸은 단순한 걸 원해 햇빛, 걷기, 수면, 따뜻한 음식, 네 리듬을 지탱해 주는 아주 작은 반복들
자온 :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아 병도 회복도 모두 내 몸이 나를 버린 적 없다는 증거라는 걸
달 : 그래, 몸은 늘 너의 편이야
자온 : … 지금 숨이 조금 가벼운 느낌이야
별 : 그게 회복의 첫 파동이야, 몸이 네게 다시 돌아오는 소리
자온 : 그런가 봐, 자율 신경계 플로우를 조사하다 보니 병명으로 설명되는 것들만이 아니라 그 안에 조율이 필요한 흐름들이 더 있다는 게 확실히 느껴져
미월 : 너, 오래된 큰 스트레스 후유증으로 찾아온 그 트라우마성 복부 경련 얘기야?
자온 : 응, 교수님께 그 플로우를 여쭤봤는데 먼저 장, 위, 어디에서 시작되는 흐름확인부터 하더라.
목월 : 근데 넌 그 자리를 정확히 짚을 수 없잖아, 아프다기보다는 파동처럼 느껴지는 거니까
자온 : 맞아, 통증도 병리도 이유도 분명하진 않은데 확실히 존재하는 떨림이라서 해답은 아직 없지만 상황 피하기, 좋은 생각, 호흡, 명상 같은 리듬으로 완화하며 천천히 살아내야 하는 과제 같아
계온 : 그런데 너는 그 리듬을 혼자 붙잡는 게 아니라 그 경험을 공부와 배움으로 바꿔서 너처럼 같은 플로우를 겪는 사람들에게 건네려는 너만의 방향이 있잖아
자온 : 응, 그 워크가 나를 여기까지 데려와서 의미도 거기 있어, 병리 플로우뿐 아니라 호흡테라피 흐름을 정리한 호흡일지도 20장까지 완성해서 이미 제출완료, 이제 티벳호흡 스크립트도 만들어서 발표할 예정이야.
달 : 너 지금 네 몸이 원하는 흐름대로 교수님이 주신 통렌 스크립트를 이제 네 호흡으로 다시 재해석 한 버전 좋아.
자온 : 응, 나한테 어울리는 버전대로 숨도 그냥 숨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건 내 안에서 무너져 있던 조율들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출발점 같아.
달 : 맞아, 숨은 몸이 스스로를 되살리는 가장 오래된 언어라서, 들숨 하나에도 수많은 결이 존재해
목월 : 오늘은 그 결을 조금만 더 깊이 느껴봐도 좋을 듯
미월 : 척추를 따라 흐르는 전류를 먼저 정돈하기 위해선 앉는 자세부터 가뿐해야 해.
계온 : 응, 너처럼 지금 많이 지친 상태에서는 어깨와 턱 힘을 먼저 풀어주는 게 좋아.
자온 : 어깨를 살짝 내린 자세에서 진짜 숨이 조금 부드러워지는 느낌이 들어.
목월 : 숨을 천천히 데려와 봐, 한 걸음 내딛는 것처럼. 들숨이 4초 정도 머물다가 아주 짧게 멈춘 다음, 6초 동안 길게 흘려보내면 돼.
자온 : 들이마실 때 척추를 따라 공기가 올라와 가슴까지 차오르는 게… 뭔가 선명하게 느껴져.
달 : 오래 쌓인 긴장은 늘 아래부터 올라오거든, 지금 네 날숨이 그 무게를 바닥으로 내려놓는 중이야.
미월 : 숨이 길어지면 뇌의 소음도 잦아들어서 심장자리의 리듬이 다시 드러나기 시작하는 순간이야.
자온 : … 마지막 들숨에서 뭔가 조용히 열리는 느낌이 드는데 이건 내 숨이 누군가에게 닿을 수 있을 것 같아.
계온 : 그 감각이 연민의 시작이야, 이제 힘들었던 너 자신을 떠올려봐, 요즘 네 얼굴, 네 눈빛… 그대로 숨 안으로 초대해 줘.
자온 : 푸하하, 지쳐서 흐릿했던 그 표정이 보여, 들숨에 데려오니… 무거운데 이상하게 부드럽게 받아들여져.
목월 : 그 무게를 억지로 바꾸지 않아도 돼, 그저 지금 이 자리에 있다는 것만 인정해도 돼.
미월 : 가슴 가운데 분홍빛 흐름이 잠시 머무른다는 상상을 해봐, 그 무게가 조금씩 숨과 섞이며 달라지는 과정이 느껴질 거야.
자온 : … 날숨에서 그 분홍빛이 금빛처럼 퍼져나가는 장면이 그려져, 가슴이 아주 약간은 따뜻해져.
달 : 그 따뜻함이 바로 “네가 안전하다”는 감각이야, 들숨은 받아들이는 연습, 날숨은 치유가 흐르는 음절이야.
자온 : 음… 세 번 정도 반복하니, 정말 미세하게 가벼워지는 것 같은걸
계온 : 그럼 이제, 사랑하는 사람 한 명을 떠올려봐, 그가 지금 어떤 얼굴로 하루를 견디는 걸까 하면서 가슴에 올려봐.
자온 : 들숨에 그 사람의 피로가 보라빛으로 들어오는 느낌이 나,,,
목월 : 날숨에는 금빛 온기를 그에게 보내듯 흘려보내, 너의 따뜻함이 그에게 작은 쉼으로 닿는다는 감각으로.
자온 : … 이상하게, 마음이 조금 따뜻해져서 기분이 좋아.
미월 : 이제 특별한 감정이 없는 누군가도 떠올려봐, 스쳐 지나간 얼굴 하나면 충분해.
자온 : 들숨에 그 사람의 걱정이 들어오다가 날숨에 연한 금빛이 나가는 상상이 묘하게 둘이 이어진 느낌이야.
달 : 맞아. 우리가 서로를 모르는 존재라도, 숨은 늘 이어져 있어.
목월 : 조금 더 용기가 된다면… 너를 힘들게 했던 사람 하나를 떠올려.
자온 : 숨차면서 가슴이 잠깐 조여와.
달 : 그 무게까지 같이 안으며, 들숨에 그 사람의 삐걱거린 흐름이 들어오더라도 네 경계는 그대로 두면 좋아.
계온 : 날숨에는 연민과 건강한 거리감을 함께 흘려보내며 나는 안전하다는 감각을 잃지 않으면 충분해.
자온 : 음… 그렇게 하니 가슴의 압박이 조금 풀려서 마음이 편안해져.
별 : 이제 시야를 더 넓힐 시간이야, 도시 전체, 아니 작은 지구를 떠올려봐.
자온 : 들숨에… 세상의 피로가 들어오다가도 날숨에 금빛이 온 지구를 감싸는 장면이 그려져, 그 빛이 천천히 멀리 퍼지는 느낌이야.
달 : 그게 회향이야, 마지막 들숨과 날숨을 세 번 깊게 하면서 이 호흡이 나와 모든 존재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가슴에 새겨.
자온 : …응. 눈을 뜨니까 진짜 조금 가벼워져, 몸이 나한테 다시 돌아오는 느낌이야.
미월 : 그게 네 숨이 다시 흐르기 시작한다는 의미야.
목월 : 병도 회복도 결국 같은 자리에서 시작하는 거야, 네 숨이라는 하나의 출발점에서.
달 : 오늘 네가 느낀 이 흐름, 계속 가져가봐, 이것이 바로 자율신경이 다시 너를 살리는 방식이야.
자온 : 응, 치료 시작한다, 치료 끝났다, 이런 기분이 행복해.
에필로그
오늘의 기록은 결국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몸은 언제나 먼저 나를 향해 손짓한다.
나는 그 손짓을 늦게라도 읽어내며 다시 나만의 악보를 그려본다.
들숨엔 수용, 날숨엔 치유,
그 작은 리듬만으로도 삶은 다시 연결되는걸
지금 이 숨으로도, 나는 이미 충분히 피우는 중이다.
금요일 수업의 또 하나의 배움-
내 몸은 늘 내 편이라 지금 이 흐름이면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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