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겨울이건 눈은 내린다
함박눈이 퍼붓건, 실눈이 내리건
응달은 늘 눈이 거칠게 쌓여있다
흩어진 모래, 부서진 나뭇가지, 으스러진 나뭇잎을 품은 그런 거친 눈이
엔진음을 내는 차들이 오가고
시끄러운 말소리와 웃음을 내뱉는 사람들이 오가는,
그런 대도로는 재빨리 제설된다
햇빛으로 녹아내린다
내 마음은 응달일까?
누구 하나 지나가는 이 없다
따스히 내리쬐는 햇살도 없다
나의 응달에는 나도 모를 아픔들이
거칠고 상스럽고 투박하게 쌓여있다
어둡게 드리워져 나도 무심코 지나칠 그런 아픔들이
나는 포근한 봄을 기다린다
기다리기만 하기에는 내 마음이 아픔이라서
용기내어 응달 속으로 조신히 들어가본다
눈뭉치를 조금씩 떼어 만지어본다
거치른 눈은 온기를 오래도록 기다렸는지
희지도 않은 그놈은 사르르 눈물을 흘리며
내 손에서 땅으로 조곤히 스며든다
봄은 기다리는 게 아니라 만들어 나가는 것
나를 살피며 마음 속 응달을 조금씩 좁히어본다
나는 이제 봄을 맞이할 준비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