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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J Dec 18. 2023

나태함에서 해방되기_세상 모든 지각쟁이들에게

*Mir는 Mirror입니다.

조앤 롤링의 소설 해리포터 속의 초상화 액자들은 서로 떨어져 있지만 연결되어 있는 것 마냥 인물들을 여기저기로 이동시킨다. P네 집 거울들도 서로 떨어져 있지만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거울 속 P도 화장실과 안방, 화장대와 엘리베이터를 오간다.



Mir.Room: 씁- 이제 출근하네. 오늘도 늦었네. 또 5분 늦었네.


Mir.Elevator: 어, 탔어요. 안 그래도 늦었는데 엘리베이터는 왜 20층에서 내려오냐고 표정으로 욕하고 있네요. 하하하.


Mir.Room: 으이구, 내리막길 뜀박질 하다가 저번처럼 발목 삘까 봐 걱정이다.


Mir.Elevator: 그러게요. 벌써 미간에 주름잡고 있는 게 지하철 놓칠까 봐 걱정하고 있나 봐요.


Mir.Room: 아 왜 맨날 그 5분을 당기질 못해. 가만 보면 은근히 게으르다니까. 것도 습관이야 습관. 아주 나쁜 습관!


Mir.Elevator: 간 체크를 잘 안 하는 습관이 있는 거 같긴 해요. 그리고 요새 날이 추워져서 아침에 일어나기가 더 힘든가 봐요. 항상 잠이 덜 깬 얼굴이더라고요.


Mir.Room: 에효효 그렇긴 해. 요샌 일이 많이 바쁜지 안색도 칙칙하더라고. 짠하다 짠해.


Mir.Make-up: 언니! 안색이 칙칙해지는 게 일 때문만이 아니라니깐? 쟤 또 선크림도 안 바르고 갔어! 아니~ 나 볼 때마다 기미 걱정 하면 뭐 하냐고요~ 대체.


Mir.Room: 그건 그래. 꽃다운 청춘이 말이야 뭘 하느라 선크림 바를 시간조차 없는지..


Mir.Toilet: 뭐 하기는! 샤워가 반 시간이다. 내가 저번에도 안 카드나. 이 가스나 화장실에서 노래 틀어놓고 세월아 네월아~ 아주 출근이 아니라 콘서트 준비 중이신 거지요잉~


Mir.Make-up: 언니들! 나 얘 왜 이러는지 알아. 저번에 친구랑 통화하는 거 들었는데 인프피가 자유로운 영혼이래~ 글쎄!


Mir.Toilet: 잉? 잉쁘삐? 그기 뭔데?


Mir.Make-up: 그런 거 있어~ 암튼 애 성격이 원래 그렇다잖어. 참 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습관적 지각은 아니지~ 혼나야지! 근데 얘도 참 힘들 거야~ 응? 그 성격에 일 아침마다 꾸역꾸역 출근하는 게~ 


Mir.Elevator: 그 말씀은 욕인가요 동정인가요? 하나만 해주세요 이모.


Mir.Room: 그래도 새해 목표가 지각 안 하기라고 하더라. 내년에는 어떨지 그래도 한 번 지켜보자고.


Mir.Toilet: 성님! 우리가 지켜보는 기 말고 더 할 수 있는기 엄따~ 야가 우리 말을 알아듣고 반성을 할 끼가 우얄 끼고.


Mir.Elevator: 모르죠~ 조금은 찔릴 수도? 하하.


Mir.Make-up: 흥! 보나 마나 또 헛된 다짐을 하고 있겠지. 선크림이나 좀 바르고 다녀라 좀!


Mir.Room, Mir.Elevator, Mir.Toilet: (몹시 노한 Mir.Make-up를 웃겨하며) 하하하!












P: … 아나 또 지각이네. 새해에는 이 습관 반드시 치고 만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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