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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똥이애비 Sep 06. 2022

80년대 생이 본 90년대 생의 직장 생활

"MZ세대 직장인의 특징"

   최근 사회적으로 'MZ세대'라는 용어가 각광받고 있다. 그 의미를 살펴보면 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20년을 걸쳐 하나의 세대로 묶은 것은 앞선 세대들과 차이점이 확연히 드러나서 일 것이다. 아마도 디지털 시대가 시작되는 시기에 태어나 플랫폼과 SNS에 능숙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겠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그들만의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범주를 만들어냈다.


  이 중에 나는 직접 겪어본 직장 생활에서의 MZ세대에 대한 얘기를 해보려 한다. 사실 나도 MZ세대 중 M세대에 속한다. 사회적으로 통칭하여 이르고 있지만, MZ세대 내에서는 우리들 사이에서도 차이가 있다고 주장한다. 80년대 생인 나로서도 90년대 생 후배들 5명과 함께 일하면서, 공통적인 부분이 있지만 분명 차이가 있는 부분도 존재하기에 그런 얘기가 나올만한 것이라 생각한다. 몇 년간 함께 일해 오면서 후배들과의 소통을 어느 정도 해왔다고 생각하기에 이 글을 통해 깨달은 바를 가볍게 풀어보고자 한다.


부당한 것은 싫어요!

  후배들은 부당한 상황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기를 든다. '네가 막내니까 이 일은 네가 하는 거야'라는 말이 먹히지 않는다. 후배들은 '내가 왜 해야 해? 애초에 내가 해야 할 일은 정해져 있고, 이런 부가적인 이벤트성 업무는 서로 나눠서 해야 하는 거 아니야?'라고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이 전 세대에서는 이를 부당하게 여겨도 표현하지 못했었다. M세대인 나도 사실 팀 내에서 하는 일이면, 주어진 대로 묵묵히 해내는 것이 팀을 위해 좋은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후배 5인방은 그러지 않았다. 본인들이 해야만 하는 타당한 이유가 없으면, 표정이나 말로 불합리함을 당당히 표현했다. 개인주의적 성향으로 인해 집단주의에서의 개인의 희생을 가만히 보고 있지만은 않았다. 이 전 세대는 참고 묵묵히 해왔기에 윗사람들의 인식 좋게 보일 리 없지만, 앞으로는 모든 구성원이 인정하는 공평함이 업무 분장에 있어 중요한 요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고과에서도 그들의 공정함이 드러난다. 팀장의 권한인 고과 평가에 대해 반기를 드는 것이다. 우리 팀장님은 그래도 나름 공정하게 평가하기 위해 특정 기준을 팀원들에게 공유하여 일 년간 해당 기준에 따라 성과가 누적되었을 때 좋은 고과를 줄 것이라고 공표했다. 나는 나름 공정하다고 생각했다. 연초에 주어진 기준대로 업무를 수행하여 누적된 성과를 서로 경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았지만, 그들은 각자의 업무 분장이 다르기에 그런 기준은 모든 구성원들의 업무를 포괄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었다. 다행히 팀장님도 이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여  년 고과 기준을 공정성 있게 업데이트하고 있다.


회사는 회사고, 나는 나야


  어떤 특정 임원들은 "회사가 있어야 여러분이 있고 가정도 평화로운 겁니다. 회사를 위해서 직원들의 양보가 필요합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MZ세대는 전혀 공감이 되지 않는다. 내가 있고, 직원들이 성장해야 회사도 발전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들에게 있어 개개인이 모두 주인공이고, 회사는 들러리일 뿐이다. 성과급이 점차 줄어들고 다른 회사에 비해 임금 경쟁력 또는 복지 경쟁력이 떨어진다면, 그들은 과감히 이직 준비를 한다. 그들을 붙잡기 위해서는 일 한만큼의 보상이 필요한 것이다. 아니면 현재 하고 있는 일의 성장 가능성을 제시해 주어, 지금은 보상이 살짝 부족하더라도 미래 본인의 가치가 올라갈 거라는 확신을 주어야 한다. 그렇지 못한다면 그들은 '조용한 퇴사'를 꿈꾸며 다른 길을 모색할 것이다.


회식? 그게 필요한가요?

  내가 신입사원일 때는 팀 회식이 있는 날이면, 항상 긴장했던 게 생각난다. '건배사로 또 무엇을 준비해야 호응이 높을까, 술 많이 먹고 실수하면 안 되는데...'와 같은 것들이다. 진급하면 진급했다고 건배사에 술 한잔, 상 받으면 상 받았다고 건배사에 술 한잔이 회식 때의 모습이었다. 이러한 회식 문화를 코로나가 확 바꾼 건지, MZ세대가 대다수 팀에 배치되면서 점차 바뀐 건지 모호하지만, 어쨌든 요즘은 그런 건배사에 대한 고민이 없다. 사실 저녁에 술 먹는 회식도 거의 없어지는 추세다. 술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살짝 아쉬운데, 한 번은 후배 5인방 중 한 명이 이런 말을 했다. "꼭 팀 회식을 단체로 해야 하나요? 그냥 마음 맞는 사람끼리 어울려서 마시면 되잖아요. 저도 술 좋아해요. 팀 회식이 싫을 뿐이죠." 이 말을 듣고 나는 왜 회식을 꼭 단체로 모두가 참석해야 하는 것만이 회식이라고 생각했을까라는 생각의 전환을 갖게 되었다. 그렇다. 굳이 술이 거나하게 취하신 윗사람의 재미도 없고 관심도 없는 얘기를 업무가 끝나고 밤까지 들어줄 후배들은 이제 없다. 팀 내에서 관심사가 같거나, 친해지고 싶은 무리끼리 회식을 하면 되고, 굳이 팀 차원에서 단합이 필요하다면 업무 시간이나, 점심시간을 활용하면 된다. 팀 단합도 업무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나도 MZ세대의 M을 담당하고 있지만, 90년생 이후 후배들과 얘기해보니 깨달은 바가 크다. M세대의 선봉대들은 상대적으로 윗 세대와의 갈등과 눈치보기로 표현을 잘 못해 온 것 같다. 하지만 90년대 생, 즉 MZ의 중간 위치의 세대들을 훨씬 더 자기표현이 강하다. 그만큼 더 MZ세대의 기본 특성을 확고히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는 Z세대가 대거 회사로 유입될 테고, 또 그들만의 사상이 우리들의 직장 생활에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미래 세대에 대한 이해 그리고 회사의 선제적인 변화만이 이전 세대들과 앞으로 들어올 세대의 갈등을 줄이고, 시너지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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