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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똥이애비 Sep 16. 2022

80년대 생이 본 70년대 생의 직장 생활

"왕년의 낭만은 책임감으로 만들어진 거야"

  나는 이전에 '80년 대 생이 본 90년 대 생의 직장 생활'이란 제목으로 글을 써서, MZ 세대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보고자 하였다. 이 글을 귀엽게 봐주신 분들도 있겠고, 불편하게 보신 분들도 분명 있겠다. 사회라는 게 모든 세대가 아울러 살아가는 것이고, 최신 세대를 이해하듯이 기성세대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 그냥 세월이 지난 구시대적 유물이라고 단정 짓지 말고, 그들 나름의 문화를 이해해보려 노력해보자. 그러한 관점에서 나는 오늘 '80년대 생이 본 70년대 생의 직장 생활'이라는 주제로, 내가 회사 생활을 하면서 만나본 70년대 생 선배들에 대한 글을 써내려 가보도록 하겠다. 내 관점과 의견이 많이 반영되었기에 보시는 선배님들은 다소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내 의도는 '소외된 X세대의 부활'이라는 점을 알아두었으면 한다.


왕년에 내가 말이야

  70년대 생은 나이로 치면 만 43세에서 53세에 이르는 나이이다. X세대의 부흥기를 누린 세대이다. X세대를 정의해보면, Generation X라는 용어에서 유래되어 기성세대와 확연히 다르지만 마땅히 정의하기 힘든 세대를 말한다. 그들은 물질적인 풍요 속에서 개인주의를 탄생시켰고, 남들과의 다른 차별성으로 대중문화를 꽃피웠다. 지금도 X세대는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IMF라는 격동기를 지나고 새로운 성장기로 발돋움하는 시절에 이들은 취업하였다. 경제가 바닥을 찍고 올라가는 시점이므로,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했다. 지금보다 훨씬 딱딱했던 회사라는 조직에 적응하면서 많은 고난과 역경들이 있었을 것이다. 다행히 경제가 성장하는 국면이었기 때문에 본인의 성과가 개인의 성장과 조직의 성장을 이루어 냈다. 이렇게 성공했던 경험들이 축적되어 각 분야의 배테랑 또는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고, 다음 세대들에게 그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있는 힘찬 세대이다.


그땐 낭만이란 게 있었어

  회사에서 선배들이 하는 말이 있다. "요즘 애들은 무슨 재미로 살아?" MZ세대는 분명 그들만의 놀이와 재미가 있지만, 70년대 생이 보기엔 그저 혼자 노는 느낌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최근 들어온 신입사원과 공통점을 찾기 위한 목적으로 질문했던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무지하게 딱딱했던 조직 사회를 그나마 물렁 물렁하게 만든 세대이므로,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에 거부감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젊은 날의 회사 얘기를 들어보면, 회사에서 욕도 많이 먹었지만 로 달래고, 체육대회나 단합대회로 돈독함을 다졌다고 한다. 그때는 그게 그렇게 싫었는데, 이제 와서 보니 추억이고 윗세대를 이해하는 좋은 자리였다고 회상한다. 지금은 그런 문화가 사라지는 추세다. 나도 입사하고 2~3년 간은 주말에 하는 회사 행사에 억지로 참여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그런 것들이 정말 없어져 버렸다. 코로나의 영향도 있겠지만 술을 마시는 저녁 회식이나 워크숍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러한 것들로 X세대는 아쉬움과 추억에 젖어, 요즘 시대가 더욱 각박하고 삭막하다고 느끼는 듯했다.


내가 책임질게

  대한민국에서 가장 부유했던 세대라고 말한다. 이들은 우리나라의 경제를 이끌어 가는 주축이다. 이들의 성장과 성공은 소비로 순환된다. 그만큼 소비에서도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눈부신 성공 뒤에는 엄청난 책임감이 따르고 있었다. 이들은 IMF 시절 회사가 순식간에 무너져 가는 것을 보아왔고, 이로 인해 힘들어하는 주변 친구들을 보아왔다. 본인들이 회사 생활을 시작하면서 '회사가 무너지는 순간 우리 가정도 박살 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최선을 다해 일했다. 이러한 책임감이 괄목할만한 경제적 성장을 이끌어냈고, 대한민국이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가는데 일조했다. 그래서 사회, 정치, 경제적으로 책임감이 강하다. 이러한 책임감을 최근 세대들은 '꼰대'라고 비유하기도 하는데, 사실 책임감은 존중되어야 하고, 권위감은 내려놓아야 한다. 바로 이 권위감이 '꼰대'라고 보아야 하므로, 모든 세대가 꼰대라는 용어를 남발하는 것에 대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최근 세대에서는 '회사에서 뭐 이렇게까지 해?'라고 볼 수 있겠지만, 그들은 회사를 책임감 있게 성장시켜 왔고 가정의 평화를 지켰다. 그 사회적 책임감은 충분히 보상받아야 하겠다.


  이렇게 정리하면서 회사 선배들의 행동 양식을 머릿속에 그려보니 왜 그렇게까지 했는지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었다.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X세대 문화'를 만들어 냈으며, 개인주의적 개성과 함께 대중문화를 부흥시켰다. 그럼에도 회사에서는 사회적 책임감으로 윗 세대와의 갈등을 완충하였으며, 조직이 성장하고 개인이 성장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우리 MZ세대에서는 사실 그때의 분위기를 겪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기도 하고, 회사가 상당히 변한 시점에서 직장 생활을 해왔기에 그들의 책임감과 노력을 가늠하기가 어렵다. 그렇기에 회사에서 우리의 문화적 주장을 펼칠 때는 조금 더 그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사회적 변화를 시도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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