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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똥이애비 Mar 25. 2024

당신은 끈기가 없는 게 아니다.

성장 동행 : 오늘 하루 동기부여(12)

  우리는 살면서 한 번쯤 자신이 끈기가 없고 꾸준히 해내지 못한 것에 대해 자책하고 좌절한 경험이 있을 겁니다. 끈기, 참을성, 성실함, 꾸준함 같은 것들은 사회에서 항상 지향되어 왔으니까요. 그래서 이런 것들이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껴지면,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기분이 듭니다. 어린 시절 어른들에게 이런 얘기를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너는 머리는 좋은데, 끈기가 부족해... 좀 더 집중해서 공부해 봐."


저도 학창 시절에 지나가며 부모님에게든 선생님에게든 한, 두 번씩은 들어보았습니다. 명한 건 렷한 목적이 있는 학창 시절에도 내가 좋아하는 과목과 싫어하는 과목이 구분되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국어보다 수학이 좋았고, 미술보단 체육이 좋았고. 사회보단 과학이 좋았죠. 확실히 정해져 있는 답을 찾아내는 것을 즐겼고, 정적인 활동보단 동적인 활동에 흥미가 있었습니다. 심지어 방과 후엔 자발적으로 친구들을 불러 모아 공놀이도 했었죠. 만약 저에게 끈기가 없다고 말씀하신 선생님이 저의 체육 선생님이었으면 어땠을까요?


"방과 후까지 남아서 연습하는 거야? 쉬엄쉬엄 해. 몸 상할라..."


이렇게 말씀하셨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모든 과목에 고르게 흥미를 느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싫어하는 과목에 억지로 목멜수록 학창 시절은 더욱 힘들어지겠죠. 제 친구 중에는 유독 역사를 좋아던 아이가 있었습니다. 꼭 친구 중에 이런 '역사덕후'가 한 명씩 있습니다. 다른 과목엔 그리 흥미를 느끼지 못하지만, 국사 과목은 거의 교과서를 외울 지경입니다. 역사적 연도와 인물들의 생애를 줄줄이 꿰고 있었습니다. 한 번은 신기해서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너는 어떻게 역사를 다 아는 거야?"

"집에서 TV로 보기도 하고 책으로 읽기도 해. 궁금하면 검색해 보고... 그러면 부모님이 공부하는 줄 알고 아무 말씀 안 하셔."

"친구야... 그게 공부야..."


친구는 역사를 전반적인 모든 콘텐츠로 공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것도 공부인 줄도 모른 채로 말이죠. 역사에 젬병인 저는 제가 왜 이 옛날 사람들과 사건이 발생한 연도까지 알아야 하는 건지 의미를 찾지 못했었습니다. 그 친구와 저의 역사 과목을 대하는 태도는 완전히 달랐던 것이죠. 저는 역사에 끈기가 없었지만, 친구에게 역사는 취미이자 일상 같은 것이었습니다. 방과 후에 자발적으로 체육 활동을 하던 저는 끈기가 없었던 것일까요? 아니면 역사에 흥미가 없었던 것일까요?



  끈기, 열정, 동기라는 것은 그 대상이 어떤 것이냐에 따라 각 개인들에게 발현되는 정도가 달라지는 것이라고 봅니다. 앞서 얘기했듯 우선적으로 '흥미'가 없으면, 그 대상에 대한 준함도 있을 수 없죠. 하지만 우린 사회생활을 하며 흥미 있는 것만을 좇을 수는 없습니다. 회사에서 주어지는 일들에 흥미로운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만약 회사 일을 재밌게 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축복받은 것입니다. 대부분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니까요. 여러분은 만약 생계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다면 무엇을 하며 이 긴 인생을 살아가실 건가요? 이에 거침없이 답할 수 있다면, 그 답은 여러분의 흥미가 될 것입니다. 어찌 되었든 우린 삶을 살아가며 흥미가 없는 일에도 꾸준히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럼 조금 더 흥미롭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죠. 그래야 꾸준히 실행할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회사를 오래 잘 다니는 선배들을 보면 각자의 방식으로 일을 끌고 가는 게 보입니다. 사람들과 얘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분은 일부러 회의를 만들어 사람들과 소통하며 일합니다. 커피를 마시면서 일이 진척되는 상황을 자유롭게 논의하기도 하죠. 그에 반면에 사람들과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은 선배는 메일과 자료를 주고받으며 일합니다.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면 전화 통화조차 잘하지 않죠. 누군가는 술을 좋아해서 저녁 회식을 자주 하며 관계를 돈독히 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술을 싫어해서 점심 식사를 하며 친분을 쌓습니다. 이렇듯 흥미를 크게 느끼지 못하는 일을 본인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방식으로 해나가는 것은 끈기 있게 해 나갈 수 있는 하나의 전략이 되겠습니다.



  여러분은 게임을 즐기시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게임에 흥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게 카드 게임이든, 컴퓨터 게임이든, 스포츠 게임이든 말이죠. 게임은 왜 재미있을까요? 가 어떻게 행동하든 그에 맞는 즉각적인 대응을 보여줍니다. 내 행동의 결과를 즉각적인 피드백을 통해 쉽게 알려주기 때문이죠. 그럼 우리는 그에 따라 흥미를 느끼고 계속해서 행동하게 됩니다. 더 많은 피드백을 바라게 되면서요. 우리는 삶에 이러한 즉각적인 피드백 방식을 적용하여 좀 더 흥미롭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하며 얻을 수 있는 즉각적인 피드백은 무엇이 있을까요? 당연히 승진, 임금 인상, 성과급 일 것입니다. 이러한 보상과 인정은 우리를 조금 더 끈기 있게 일할 수 있게 합니다.


  회사에는 3, 6, 9년 차 법칙이 있습니다. 이 연차에 퇴사하거나 이직하는 경우가 많아 '위기의 연차'라고 불립니다. 왜 그럴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 연차까지 올라오면서 피드백 효과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이미 입사나 승진한 지는 꽤 됐고, 뚜렷한 임금 인상도 오랫동안 못 느꼈을 테죠. 그러니 재미가 없는 것입니다. 심한 경우 매너리즘에 빠져 일에 대한 아무런 의욕조차 없어지기도 합니다. 회사에서는 이러한 직원들에 대응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요? 간단합니다. 즉각적인 피드백을 자주 느끼게 해주는 것이죠. 연말에 한번 1,200만 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해 주는 회사와 두 달에 한 번씩 200만 원의 성과급을 지급해 주는 회사가 있다면, 여러분은 어디서 더 흥미롭게 일할 수 있을까요? 승진도 마찬가지로 연구원과 책임연구원으로 뉘는 조직과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으로 나뉘는 조직에서 여러분은 어느 조직에서 끈기 있게 일할 수 있을까요? 직급체계를 단순화하여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목적이 사실상 회사 다니는 재미를 놓치게 만드는 원인이 되지는 않았을까요?



  여러분은 끈기가 없는 게 아닙니다.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일을 해내야만 하는 상황에 대한 책임감이 강할 뿐인 것이죠. 그러니 스스로 끈기가 없다고 좌절만 하고 있을 게 아니라 어차피 해야만 한다면, 흥미운 방식으로 전환해 보는 것입니다. 어차피 생계를 위해 일을 해야 한다면 내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해 보는 것이죠. 이에 더해 흥미롭게 할 수 있는 활동을 찾아보세요. 당장은 그게 생계를 이끌어가지는 못하더라도, 언젠가 분명 삶을 윤택하게 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물론 흥미로움은 끈기를 불러일으킬 테니, 지속적으로 해나가기도 쉬울 테죠. 꼭 해야만 하는 일이지만 끈기가 떨어져서 더 이상 지속하기가 힘들다면, 잠시동안 그 일을 멈추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렇게 한다 해도 인생이 망하지는 않거든요. 어차피 세상은 엉망진창입니다. 이런 세상 속에서 흥미와 재미를 추구하는 삶은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가는 방식 중 하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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