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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똥이애비 Mar 18. 2024

인생을 나의 80프로로 살아가기

성장 동행 : 오늘 하루 동기부여(11)

  혹시 어떠한 목표를 위해 본인의 모든 것을 걸고 최선을 다해 노력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내가 가진 능력과 역량의 100프로를 발휘해서 말입니다. 저는 제가 살아오면서 어떤 것에 나의 100프로를 쏟았는가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학창 시절엔 다들 그렇듯 더 높은 학업 성적을 얻기 위해 노력하죠. 저도 그랬습니다만, 100프로를 쏟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려 공놀이도 하고, PC방에서 스타크래프트와 리니지를 하느라 학원을 땡땡이친 적도 있었죠. 물론 학교나 학원 수업시간엔 몰입해서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너무 몰입한 나머지 눈이 스르르 감기며 졸기도 했지만요. 고등학교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목표를 갖고 있었고,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했죠. 심지어는 이제 학원수업은 필요 없다며, 고3이 되자마자 학원을 끊고 혼자 독서실에서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성적이 오르긴 했지만, 저의 100프로를 공부에 쏟아부은 건 아니었습니다. 공부하던 중간에 수시 1차 합격 결과가 나오자 독서실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거든요.


  대학교 합격은 저에게 목표를 잃게 했습니다. 학생이라는 본분은 잊은 채로 열심히 방황했죠. 그래도 학생이라는 끈은 놓지 않으려고 100프로로 방황하진 않았습니다. 그랬다면 제 최종 학력은 대학 중퇴로 끝나버리고 말았겠죠. 군 제대 후에 복학해서는 나름대로 학점을 복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습니다. 중간중간 연애도 했지만요. 취업을 하고 나서는 어땠을까요? 겨우 겨우 대학 졸업 후 취업을 하고 나니, 신입사원의 열정으로 부서의 모든 일을 도맡아 하겠다는 의지가 강했습니다. 하지만 그 열정은 6개월도 채 안 갔죠. 점점 회사와 상사에 대한 불만이 쌓여 갔습니다. 회사 일에 집중하기보다는 전배신청, 이직, 재테크 등으로 눈을 돌리게 되더라고요. 회사 일은 받는 만큼만 하자는 생각이 강해졌습니다. 그렇게 회사 생활을 한 지 십여 년이 흘렀고, 저는 지금의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제 삶에서는 목표를 향해 치열하게, 조금 더 심하게 말하면 목숨을 걸고 달려간 흔적은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습니다.



  누군가는 말합니다. 인생에서 성공하려면 100프로를 쏟아부어야 겨우 목표 달성이 될까 말까 한다고 말이죠. 치열하게 살아온 과정이 있어야만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것일까요? 목표를 향해 의식적으로 나의 100프로가 맞는지를 확인해 가면서 달려가야 할까요? 만약 제 인생을 100프로로 살았다면, 제가 원하는 목표를 모두 이룰 수 있었을까요? 가장 중요한 건 나의 100프로가 무엇인지도 잘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제가 치열하게 삶을 살아간 적이 없어서 일지도 모르겠네요. 사람들마다 생각하는 100프로의 기준은 다를 것입니다. 누군가는 하루에 2~3시간 정도 딴생각 없이 몰입할 수 있으면 된다고 볼 수도 있고, 누군가는 하루를 돌이켜보았을 때 후회가 없을 때라고 생각할 수도 있죠. 또 누군가는 코피를 흘리고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올 정도로 모든 노력을 쏟아부어야만 100프로로 인식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기준 중 가장 평이하게 제100프로의 기준을 '목표를 위해 몰입하는 데 있어 후회 없는 하루'로 정해 보기로 하죠. 다시 제 삶을 돌이켜 보겠습니다. 학창 시절엔 당연히 공부가 목표입니다. 후회 없는 하루를 보내기 위해선 공부에만 몰입해야 할 겁니다. 그럼 친구들과의 공놀이와 게임은 있을 수 없는 일이죠. 목표에 맞지 않는 활동으로 하루를 후회하게 될 테니까요. 친구들과는 멀어지고 학창 시절의 추억이 사라져도, 공부에 100프로 몰입하였으니 후회란 없습니다. 대학 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취업을 목표로 학점과, 자격증, 외국어 등 소위 스펙을 만드는 것에 몰입하는 게 목표를 향한 후회 없는 행동입니다. 연애나 아르바이트, 동아리 활동, 동기 모임 같은 건 최대한 멀어져야 하루를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마도 취업은 굉장히 잘 될 수도 있겠습니다. 학창 시절 공부에만 몰입했고, 대학시절도 취업을 목표로 열심히 달려왔으니까요. 잘하면 우리나라 10대 대기업 군에 들어가 회사 생활을 시작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회사에선 당연히 일을 잘하고 고과를 잘 받아 임원까지 승진하는 것이 목표일 겁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일에 몰입하고 야근을 서슴지 않고, 부서 내 다양한 업무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 하루를 온전히 보내야만 후회하지 않겠죠. 취미활동, 연애, 재테크 같은 것들은 업무에 방해가 될 뿐입니다. 그런 것에 신경 쓰다간 후회 없는 하루를 망치고야 말겠죠.


  어떤가요? 정말 후회 없는 삶이 된 것 같나요? 아이러니하게도 목표를 향한 후회 없는 하루는 삶 전체로 보면 후회가 있는 하루입니다. 혹여나 하루를 목표를 해 100프로 보냈다고 해도, 일주일 또는 한 달을 지속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100프로를 몰입하여 목표를 이루라는 말은 불가능한 말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80프로의 삶에 주목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100프로는 있을 수 없으니까요. 80프로의 삶은 20프로의 여지가 있는 삶입니다. 목표를 위해 80프로만 쏟으려 의식하는 것이죠. 10번의 행동 중 8번은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2번의 행동은 목표와 관련 없는 활동으로 채우는 겁니다. 그 활동이 취미생활이건, 연애건, 휴식이건 상관이 없습니다. 이 2번의 행동은 삶의 윤활제 역할을 하며, 자아를 돌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될 것입니다.



  치열한 삶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어느 한순간이 치열할 순 있어도, 삶 전체가 치열하다면 그 삶은 피폐해질 것입니다. 성공한 이들이 매번 치열한 삶을 살아왔을까요? 목표 달성을 위해 의식적으로 100프로로 노력하려 애써 왔을까요? 어느 다큐멘터리에서 피겨스케이트 김연아 선수를 인터뷰한 적이 있습니다.


"무슨 생각하면서 스트레칭하세요?"


김연아 선수는 웃으며 답합니다.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


이렇듯 대부분의 성공한 이들은 목표를 향해 의식적으로 치열하게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해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그냥 묵묵히 아무 생각 없이, 앞에 있으니까, 하나씩 하나씩 해 나가는 것뿐입니다. 그렇게 놓치지 않고 해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빛을 발하는 것이죠.



  학창 시절 체육시간에 오래 달리기 시합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운동장을 10바퀴 돌아 1등 하는 사람을 뽑는 것이죠. 반 아이들이 나란히 스타트 라인에 일렬로 줄을 섭니다. 그리고는 선생님의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동시에 출발니다. 이때 처음부터 전력을 다해 뛰는 친구들이 항상 있습니다. 다른 아이들에 비해 빠르게 앞서 나가기 시작하죠. 하지만 2바퀴 이상 돌고 나면 점점 따라 잡히기 시작합니다. 다른 친구에게 한번 따라 잡히고 나면 순식간에 속도가 느려지고, 누군가는 포기하며 걸어 다니기에 이릅니다. 그들은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할 겁니다.


'내 100프로로 전력을 다해 뛰었는데, 결국 안되네...'


결국 이어달리기 우승은 다른 친구들이 어떻게 뛰든 숨이 적당히 가쁠 정도로 자기 페이스를 조절하며 끝까지 뛴 아이가 차지하게 됩니다. 이처럼 내 삶을 80프로로 산다는 것은 인생이란 장기 레이스에서 페이스를 조절하며 꾸준히 달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생을 100프로로 살고 있는 것 같지 않다고 해서 좌절하지 마세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살고 있지 않습니다. 물론 어느 순간 100프로를 넘어서는 힘을 발휘하곤 하겠지만, 굉장히 일시적인 성취일 뿐이고 장기적으로 수명을 깎아먹는 일일 뿐입니다. 100프로로 노력하여 얻은 잠깐의 성취가 전체 인생의 모든 것인 양 미화되고 있는 것에 현혹되지 말길 바랍니다.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말했습니다.


우리 인생은 크고 작은 진폭은 있겠지만, 결국 고통과 지루함을 오가는 움직임 사이에 있다.


어차피 인생이 고통과 지루함을 오가는 싸움이라면, 80프로의 삶을 살아가는 것은 극단으로 치우치지 않으면서도 그 사이에서 진취적인 목표와 성공과 행복을 위한 최대치의 노력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린 그 삶 안에서 여유와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80프로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신의 삶에서 무엇을 더하고, 무엇을 빼야 할까요? 이젠 여러분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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