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춥던 날,
버스를 타고 도착한 이름 모를 동네.
주머니 깊게 욱여넣은 두 손,
바쁜 걸음으로 건넜던 강변과 다리.
조금 더 가 앉았던 아기자기한 실내의 카페,
눈물을 넣고 들었던 건 문이 열리는 소리.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이 나를 깨우고,
느껴지는 이유 모를 한기.
그날이라고 표현한다면 기억할 수 있을, 역시나 있었던 24시간 중 3시간 내외. 하얀색 컵에 담긴 지평선을 멍하니 바라봤지만 답답함은 해결되지 않았던 기억. “많이 힘드네, 지친다” 하며 애써 털고 일어났지만 의미는 없고.
그 이유야 그건
묻은 게 아니라,
박힌 것.
이었으니까.
참 깊은 곳까지,
참 아픈 곳까지.
밤, 떠난 길을 되짚어 돌아가며. 내게 박혀버린 말을 한참이나 입 속에서 구슬려 녹여봤지만 사탕은 아니었으니 씁쓸할 수밖에. 아팠다기보다는 확인을 당한 기분에 가까웠고 나는 버스 창 밖으로 보이는 어린아이 보다 작아진 것만 같았다고.
역시, 아무나 하는 게 아니네.
나는 아무도 아닌가 보네.
아무도 나는 아닌가 보네.
그래, 그런가 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