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로부터 고통받는 작가들을 위하여
악플이란?
작가의 영혼을 갉아먹는 댓글이다.
악플에는 작가의 인신공격성 댓글도 있고, 작품의 수준에 대해 비아냥거리는 댓글도 있다. 심지어 선발 독자라며 “이 작가 작품 구려요~”라고 대놓고 영업 방해하는 댓글도 있다.
나는 과연 언제쯤 댓글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지금까지 13년 동안 글을 써 오면서도 한 번도 댓글에서 자유로워진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물론, 신인 작가였던 시절보단 공격성 댓글로 인해 상처받는 일이 적긴 하다. 과거에는 댓글 하나가 달릴 때마다 희비가 엇갈리곤 했었다. 칭찬하는 댓글이 달리면 아이처럼 웃다가도, 비난 댓글을 보면 화가 머리끝까지 나곤 했었으니까. 지금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악플에도 괜찮은 건 아니다. 여전히 악플이 달리면 가슴이 송곳으로 꿰뚫린 듯 쓰라리다.
그렇다면 악플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작가마다 악플에 대한 생각이 각자 다르겠지만, 내 경우에 악플은 ‘정말 악의를 품고 작가를 상처 내려는 못된 댓글’이다. 여기에는 고의성이 포함된다. 옛 속담에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긴다’라는 속담이 있지 않은가. 회사에서, 집안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애꿎은 작가들한테 푸는 경우가 더러 있다.
[작가가 초보인가 봐요. 정말 글을 못 쓰네요.]
[작가가 특정 성별인가 봐요?]
[어떻게 ~가 ~될 수 있는 거죠? 작가의 사상이 의심스러워요.]
이와 같은 악플들. 정말 이러한 댓글은 악플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게 작가의 영혼을 갉아먹는 나쁜 댓글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가장 나쁜 건 소설이 론칭하자마자 평점 1점을 남기면서 ‘별로예요~’라고 다는 댓글이다. 이건 정말 심보가 못된 경우다. 왜냐하면, 작가의 소설 판매량인 소설을 론칭한 첫날, 그리고 첫 주에 거의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론칭하자마자 와서 악플을 남기는 건, 평소에 그 작가에게 불만이 있거나 아니면 화풀이하듯 남기는 댓글로밖에는 볼 수 없다.
그러면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아니, 진짜 소설이 구려서 별로예요~ 라고 솔직한 평을 남길 수 있지 않나요?’
물론 진짜 소설이 별로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첫 출간한 날 ‘별로예요~’라고 남기는 건 다분히 악의를 품은 댓글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세상엔 ‘예의’라는 것도 있지 않은가?
못생겨 보이는 누군가에게 초면에 ‘당신 진짜 못생겼네요. 어디 가서 성형수술이라도 하는 게 어때요?’라고 말하진 않을 테니까. 물론, 이렇게 말했다가는 바로 뺨 맞을 수도 있다. 이렇듯 우리는 암묵적으로 서로에게 예의를 갖추며, 지나치게 솔직한 발언은 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런데 왜? 대체 왜 소설에는 ‘재미없어요~’, ‘작가가 별로네요.’와 같은 댓글을 함부로 달까? 단순히 익명이 보장된 인터넷 세상이라서 솔직해지기 때문일까? 그런 이유로 상대 작가에 대한 예의와 배려는 안중에도 없는 걸까?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듯, 작가는 무심코 달린 댓글 때문에 매출의 반 이상을 손해 본다. 앞서 말했듯이 작가의 대부분의 수익은 첫날, 첫 주, 첫 달에 결정이 되는데 악플 하나로 작가의 정신세계와 더불어 매출을 초토화시킬 수 있게 된다. 일타쌍피로 작가를 완전히 함락시켜 버리게 되는 것이다.
오 마이 갓! 이렇게 못될 수가.
독자들에게 제발 바라 건데, 악플은 가급적 자제해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물론 선플만 남겨달라는 건 아니다. ‘작가 최고예요.’, ‘너무 재밌네요.’와 같은 반응은 바라지도 않는다. 재미없는 작품에 굳이 거짓으로 선플을 남겨야 할 이유는 없으니까. 하지만 책을 팔아서 근근이 먹고사는 작가의 환경을 조금이라도 배려한다면, 악플을 남길 이유가 없지 않은가. 물론, 정 악플을 남기고 싶다면 출간하고 두어 달이 지날 때쯤 슬쩍 남겨도 좋다. 그때쯤이면 베스트셀러를 제외한 책들의 매출이 하향세를 타고 있을 테니까.
댓글이 기분 나쁘다고 해서 무조건 ‘악플’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의외로 기분이 나쁘지만 도움 되는 댓글도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겉잡을 수 없이 – 걷잡을 수 없이]
[상혁 – 종혁. 남주 이름이 틀렸어요.]
[앞부분은 읽을만한데, 뒤로 갈수록 지루해요.]
[남주 매력이 없어요. 우유부단해서.]
물론, 이런 댓글을 받으면 기분 좋을 수 없다. 하지만 위의 댓글의 공통점은 모두 집필하는데 도움 되는 댓글이라는 것이다. 그저 ‘좋아요’, ‘재밌어요’와 같은 댓글보다는 위의 댓글이 작가에게 도움이 된다. 위와 같은 댓글은 작가가 맞춤법을 공부하게 하고, 교정을 꼼꼼히 보게 하고, 스토리텔링에 좀 더 공을 들이게 한다. 그리고 다음번엔 더 발전된 소설을 쓰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그렇다면 악플을 받았을 때, 과연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까?
너무 심한 댓글일 경우에는 ‘신고하기’ 버튼을 누른다. 여기서 너무 심한 댓글이란 작품 속 가상 인물이나 스토리 흐름을 지적한 댓글이 아닌, 작가를 공격하는 댓글이다. 플랫폼마다 신고하기 버튼이 있으니, 조용히 버튼을 누르거나 출판사를 통해 댓글을 지우는 방법이 있다.
출간 첫날 맞춤법 등을 지적당했다면? 소설에 오류가 너무 많으면 다른 독자가 소설을 보려고 하다가도 망설이게 된다. 완성도가 떨어질 거라고 지레짐작해 버리기 때문이다. 배달음식 평가에서 누군가 맛없다는 댓글이 달리면, 그 가게에서 주문하기를 꺼려하는 심리와 비슷하다. 이럴 땐 출판사를 통해 오류가 있는 부분을 고쳐달라고 하면 된다.
악플은 영혼의 파괴자와도 같아서, 작가에게 정신적으로 타격을 많이 준다. 만약 악플을 받아서 혈압이 오르고, 눈이 뒤집히고, 손이 바들바들 떨린다면? 집에 신경안정제가 있다면 한 알 먹으면 좋고, 없다면 한숨 자고 일어나자. 잠에서 깨어났을 때 정신이 멍해지도록. 그게 아니라면 신나는 음악을 들어도 좋고, 게임을 하며 가상세계에 잠시 들어가는 것도 좋고, 가볍게 개를 데리고 산책을 나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아무튼, 작가라면 모름지기 악플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자신만의 힐링 방법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