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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하기 전 들어주기

”나는 너의 얘기를 들어보고 싶어“

by Joel 훈

실수를 했다.

혼난다.

아무래도 내 실수가 맞는 것 같다.

선임은 나를 불러내어 무엇을 잘못했는지 얘기하며 화를 낸다.


고개를 푹 숙이고 계속 같은 말을 반복한다.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잘못한 것을 얘기한다.

그래도 나를 불러낸다.


불려 나가고

죄송합니다를 반복하고

겉으로는 울지 않아도 마음은 울며

그들 앞에서 선다.


그러다 한 선임이 나를 또 부른다.

이제는 지친다.

언제까지 이곳저곳에서 혼나야 하는지..


그러나 조금 달랐다.


“훈아, 나는 너의 얘기를 들어보고 싶어”


나는 얘기하고 싶었다.

아니 얘기하고 있었다.

그 누구 앞에서도 흘리지 않았던 눈물로

그 선임 앞에서 나의 마음을 얘기하고 있었다.


나의 얘기를 들어준 선임과 대화를 마치고 ,

여러 생각이 교차했다.


나는 왜 다른 사람의 말을 진작에 들어주지 못했을까..

과거에 힘들어서 고개를 푹 숙이고 주눅 들어 다녔던 사람들에게 왜 묻지 않았을까..

아픈 사람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주지 않고 그저 판단하기에 바빴을까..


나는 또 생각하고,

회개하고,

다짐했다.


먼저 판단하기보다는 얘기를 들어주기를

마음속 상처 난 그곳에 조금 더 관심을 갖기를


오늘도 어두운 밤하늘에 작은 별은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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