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을 감사하며 즐겨야지
가을바람이 부는 날씨에 군대에서의 평범한 화요일이었다.
오후 영상이 근무로 잡힌 날이었다
“일병 ** 상황실로 내려주십시오 “
방송에서 갑자기 내 이름을 불렀다.
“너 오늘 외진 가야 하니, 준비해”
피부에 뭐가 나서 소대장님께 말씀드린 적은 있었다. 하지만 외진을 언제 갈 수 있는지는 몰랐다.
“저 오늘 오후 영상인데 갈 수 있습니까? “
“다른 애가 대신할 거니 걱정하지 말고 핸드폰이랑 신분증 챙겨 “
외진이 좋은 이유는 핸드폰을 갖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했지만, 근무를 서야 했던 평범한 화요일은 특별 외출이 되었다.
우연히도 같이 외진 간 사람은 같은 생활관 동기였다. 또한 원래 외진을 가려면 택시를 자기 돈으로 내고 타고 간다. 하지만 간부님이 병원을 오고 가는데 모두 차에 태워주셨다.
나와 동기는 갑작스러운 외진에 어리둥절한 상태에서 병원에 갔다. 민간인만 있는 병원에서 유일하게 군복을 입은 나와 동기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차를 운전해 주신 간부님께 연락이 왔다.
“대기 시간 동안 빽다방 갔다 와도 돼. 잘 주어지지 않는 기회야 알지? “
병원에 점심시간에 도착하는 바람에 남는 시간에 간부님 재량으로 카페도 갔다 올 수 있게 되었다.
산가 주변을 보니 시골이라 어르신들이 많이 보였다.
낯설게 느껴지는 사회 풍경이었다.
“하 좋다“
가을바람을 맞으며 길거리를 걷는 내 마음은 어느새 미소를 짓게 하고 있었다.
선임들의 압박감, 정해진 공간, 매일 봐야 하는 사람들에게서 해방된 느낌이었다.
빽다방에서 녹차 프라푸치노를 마셨다. 군대에서는 먹어볼 수 없는 사회 그 자체의 맛이었다.
그 순간 동시에, 외진으로 근무를 빠지게 된 것에 대해 선임들이 무슨 얘기를 할지 걱정이 되었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핸드폰 보며 즐거워하는 동기에게 물었다.
“외진 나온 것 때문에 선임들이 무슨 말을 할지 걱정 안 돼? “
동기는 단호하게 얘기했다.
“뭐 어떻게, 어쩔 수 없이 나왔는데 어떻게 하겠어 그냥 즐기자“
맞는 말이었다. 간부님이 나오자고 해서 나온 것이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나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그래 미리 걱정하지 말고 이 순간을 감사하며 즐겨야지“
나중 일은 지금 걱정한다고 바뀌는 것이 아니다.
지금 슬퍼하면 귀한 지금만 빼앗길 뿐이다.
즐길 수 있을 때 즐기고
감사해야 할 때 감사하자.
역시 부대 돌아왔을 때 외진으로 인해 어떤 문제도 없었다.
평범한 오후 영상 근무였던 화요일은 즐거운 하루가 되었다.
가을바람이 선선히 부는 10월,
군대 들어온 지 벌써 3개월이 다 되어가는 오늘도
밤하늘에 작은 별이 빛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