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일기
28일까지인 2월이기에 15일인 오늘은 절반도 남지 않은 상태다. 조금만 신경을 소홀하게 쓰면 얼굴엔 여드름이 난다. 이 두 문장은 어떤 상관 관계가 있는진 모르지만 꽤나 과학적이다.
유사 과학이라는 말이 있다. 바나나를 거꾸로 메달아 놓으면 나무에 있는 줄 알고 섞지 않는다는 말이 있었다. 그 말을 듣자 어떤 사람은 유사 과학 퍼트리지 말라고 했다. 나는 그 말을 참 좋아한다. 바나나는 나무에 메달려 있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것 같으니까. 문보영 시인의 책에서 읽었던 글이다.
또 하나 더 있다. 컴퓨터는 가끔씩 내게 당연한 질물은 한다. 당신은 로봇입니까?
아니요에 체크하면 횡단보도가 그려진 타일을 선택해야 한다. 난 자꾸만 로봇도 아니지만 로봇임을 증명하려 했고.
어떤 글을 봤다. 당신은 로봇입니까, 질문이 컴퓨터가 부모님 찾는 것 같지 않냐고. 그래서 당신에게 자신의 부모님을 찾는 것 같지 않냐고.
묘한 감정이 들었다. 어떤 감정이라곤 말 못 하겠다. 그 글의 댓글처럼 어떤 말로 하기 힘든 감정이 들었다. 그리고 어떤 댓글엔 이런 게 있었다. 참 F다운 발상.
다음 주부턴 학원에 나간다. 사실 입시 학원보단 공부방 같은 곳이었다. 학생들의 나이도 상대적으로 어렸고. 전에 했던 학원은 정말 종합입식학원이었다. 행정도 세 명 정도가 있고 학원 규모도 100평은 넘었던 것 같고. 이곳은 상대적으로 친숙하다. 뭐랄까, 강의실도 그냥 자습실이었다. 조금 당황스럽긴 했지만 인간미 있고 좋았다.
아침엔 일어나기 싫다. 그래서 누운 채 1시간을 폰을 만졌다. 오늘 뭐하지, 같은 쓸데없는 글도 에브리타임에 올렸다. 댓글이 달렸다. 다시 자.
사랑니 발치 2일 차. 이젠 통증도 덜 하다. 간혹 무의식적으로 자꾸 코를 풀게 되는데 그것만 빼곤 괜찮다. 주기적으로 피 맛이 난다는 것 빼고도.
집에만 있으면 자꾸 무료해진다. 몸을 억지로라도 일으켜서 밖에 나가야 한다. 갈 곳은 어차피 도서관밖에 없긴 하다. 에브리타임에 댓글이 하나 더 달렸다. 시장 구경 가죠.
시장? 도깨비 시장을 떠올렸다. 주변에서 가까운 시장은 도깨비 시장이었으니까. 그래서 대댓글을 달았다. 도깨비 시장?
그러자 또 댓글이 달렸다. 거기도 좋지만 안 가본 곳을 가보라고.
안 가본 곳? 생각하다 망원시장이 떠올랐다. 홍대라 먼데. 귀찮아졌다. 날씨 앱을 들어가자 미세먼지가 나쁨이었다. 오늘 날씨도 우중충하네. 빨래 돌려야 하는데 해 뜨는 날이 언제더라.
클라우디 베이의 앨범을 듣다 새로운 앨범이 듣고 싶어졌다. 서사무엘 ep가 나왔었네. 흠, 내 취향 아니야. 체리보이? 디젤? 내 취향이 아니었다. 취향에 맞는 음악이 듣고 싶어졌다. 계율이? 누군진 모르지만 음악이 적네.
생각하니 유튜브를 통해 듣는 음악이기에, 이게 최근에 나온 앨범인지 확인해야 하는 번거러움이 생겼다. 모르겠다. 언제 나왔든 내가 이제서야 듣는다면 새로운 앨범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