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에 살던 쥐새끼가
일 년 만에 내 다리를 뜯어먹고 있다
간질간질하다가
어느새 몸 안으로 들어와
몸 안의 살이 다 사라질 때까지
멈추지 않을 기세다
껍데기만 남은 몸을
베란다의 햇빛에 널어 말렸다
해마다 찾아와 젯밥 먹듯 살을 파먹는
쥐들이 밉지만은 않다
식감 좋은 베란다의 햇빛을
허기진 내 몸에 채우고
아내와의 깨진 약속도
새끼손가락에 밀어 넣는다
<장소의 발견> 출간작가
양수리에서 투닷건축사사무소를 꾸려가고 있는 건축가 조병규입니다. 지금은 남의 집구경을 하는 SBS 좋은아침하우스에 출연하고 있습니다. 연락처 : 010-7704-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