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몸살의 순기능

by 보통의 건축가

침대에 살던 쥐새끼가

일 년 만에 내 다리를 뜯어먹고 있다

간질간질하다가

어느새 몸 안으로 들어와

몸 안의 살이 다 사라질 때까지

멈추지 않을 기세다


껍데기만 남은 몸을

베란다의 햇빛에 널어 말렸다

해마다 찾아와 젯밥 먹듯 살을 파먹는

쥐들이 밉지만은 않다


식감 좋은 베란다의 햇빛을

허기진 내 몸에 채우고

아내와의 깨진 약속도

새끼손가락에 밀어 넣는다


keyword
화, 일 연재
이전 14화숲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