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초가 밝힌 어둠

by 보통의 건축가


방의 모서리에 살던

어둑서니는

촛불이 꺼지고

사라진지 오래다


촛불이 만든

뭉툭한 어둠의 모서리

빛을 바랐다면

촛불을 켜지 않았을 것이다


비단같은 어둠이

내 몸을 두르고

걱정과 두려움, 설레임과 애닮의

봉분을 만든다


하얀 빛에 넓어진 방

깊이 없는 무감한 내 방에

초 하나 켜고

어둠을 밝힌다


475577894_9659559074056600_1861807941785225192_n.jpg


keyword
화, 일 연재
이전 12화그 여름의 악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