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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식

by 보통의 건축가


나무가 마당으로

이사를 왔다

이 산 저 들에 살던

나무들의 서먹한 거리

뿌리가 잡은 흙의 낯설음에

해지는 타향의 하늘이

서글프다 생각했다


그 산에 두고 온 소쩍새는

오늘 밤이 외로울까

뿌리째 드러나

이 동네 저 동네에 심긴

우리도 그 밤이 서글펐을까


뿌리가 흙에 있으니

다 같은 거라고

하루를 견디면 영겁이라고

나무가 잎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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