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마당으로
이사를 왔다
이 산 저 들에 살던
나무들의 서먹한 거리
뿌리가 잡은 흙의 낯설음에
해지는 타향의 하늘이
서글프다 생각했다
그 산에 두고 온 소쩍새는
오늘 밤이 외로울까
뿌리째 드러나
이 동네 저 동네에 심긴
우리도 그 밤이 서글펐을까
뿌리가 흙에 있으니
다 같은 거라고
하루를 견디면 영겁이라고
나무가 잎을 흔든다
<장소의 발견> 출간작가
양수리에서 투닷건축사사무소를 꾸려가고 있는 건축가 조병규입니다. 지금은 남의 집구경을 하는 SBS 좋은아침하우스에 출연하고 있습니다. 연락처 : 010-7704-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