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증거

by 보통의 건축가

길에서 봄을 만났다

매화와 개나리와 산수유와

인사했다

무엇이 먼저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누가 정해준 것도 아닌데

순서란 애초에 없는 것

먼저 헤아릴 것을

허락하고 싶지 않았다


봄이 먼저고 겨울이 끝이라고

아침이 시작이고 저녁이 끝이라면

밤을 새고 마주한

두물의 아침 안개는 시작일까 끝일까


끝은

취기를 이기지 못해 닥치는 것

시작은 나도 모르게

꽃이 핀 것으로 가름할 뿐이다


봄은 목숨을 부지한

가련한 것들이 쉬어가는 다리 쉼일 것이니

경박한 순서 따위는 잊어라

거기 꽃과 마주한 내가

있었으므로


수,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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