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결혼이야기 7
많이 사랑했습니다.
많이 행복했었습니다.
그 사랑이, 그 행복이 영원할 것만 같았습니다.
많이 아껴줬습니다.
나를 많이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흠뻑 느끼게 해 줄 만큼 나를 아껴줬습니다.
이렇게까지 행복해도 되나 싶었던 적도 있습니다.
불공평하게 내가 이 모든 행복을 다 가져도 되나 싶었습니다.
내가 다시 이혼을 하게 될 줄도 몰랐지만 그 이유가 남편의 외도가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었습니다.
그렇게 사랑했는데 그 사랑은 왜 변한 걸까요?
어떻게 변할 수가 있을까요?
사랑은 원래 유효기간이 있는 걸까요?
변할 수 있다는 걸 알았더라면 그렇게 사랑에 잘난 척하지 못했을 텐데 말이죠.
감히 영원할 거라고 자신도 하지 않았을 텐데 말이죠.
한참 사랑할 때 우리는 둘 다 천국에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걸 친구에게 말한 기억도 이제는 없는데 얼마 전에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내가 그때 그 시절 그렇게 말했었다고요.
뒤늦게 사랑을 만난 친구가 행복에 겨워합니다.
그걸 보고 내가 예전에 그랬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드라마나 영화의 행복한 장면을 보면 눈물이 납니다.
나도 분명 저런 때가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 없습니다. 그렇게 사라졌습니다.
다시는 그런 행복은 없을 것 같습니다.
다시는 그런 사랑을 못 할 것 같습니다.
어쩌면 시간이 흘러 나도 누군가를 만날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 사랑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그때 어렸습니다.
돈도 별로 없었습니다.
양가 부모님께 거의 의지하지 않고 우리는 하나하나 채워나갔습니다.
다 갖춰놓고 시작한 게 아니었기에 부족한 상태에서 하나하나 갖춰가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이제 누군가가 다시 그렇게 시작하자고 한다면 못 할 거 같습니다.
그런 사랑을 믿지도 않지만 그렇게 살아가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렇게 사랑했어도, 보고 싶어 미칠 것 같았던 그 사람이 변했습니다.
죽고 못 사는 그 사랑도 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