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결혼이야기 6
전남편은 분명 저에게 잘못을 했습니다.
헤이지고 나서 그 사람에게서 이런 내용의 이메일이 왔습니다.
헤어질 때 나는 그 말을 100프로 믿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사랑했을 때의 그 사랑을 믿지 않는 게 아니라
약속한 양육비가 약속한 날짜에 꼬박꼬박 들어왔습니다.
처음의 나는 얼마나 지키나 두고 보자의 심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느 날 약속한 날짜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너무 인색하게 굴지는 말자는 심정으로 며칠은 기다려 보기로 했습니다.
3일 뒤에 들어오더군요.
5일이 넘게 들어오지 않던 달 처음으로 그에게 톡을 보냈습니다.
못되게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까지 성실하게 보내준 그 사람에게 어떻게 나쁘게 말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확인 부탁드립니다.”
라고 이쁘게 보냈습니다.
출장 중이었다고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그 이후로도 우리는 그저 이런 대화와 아이들 교육에 관한 이야기 외에는 그 어떤 대화도 나누지 않았습니다.
그 흔한 “잘 지내?” 뭐 이런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이가 상을 받아왔습니다.
너무 기뻐서 전남편에게 사진과 함께 톡을 보냈습니다.
라고 답이 왔습니다.
짧은 톡이었지만 형식적인 게 아니라 정말 기뻐서 보내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 이후로도 아이들 좋은 소식이 있을 때마다 사진을 보냈습니다.
“역시 우리 애들이야.”
“우리 애들 최고야.”
“너무 자랑스러워.”
이런 톡과 함께 마지막은 늘
로 끝이 났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알았습니다.
잘 되기 전까지 초반에는 빚을 내면서까지 약속을 지켰다는 사실을요.
그 사람 그렇게 약속을 지켜온 겁니다.
그렇게라도 잘못을 용서받으려고 한 겁니다.
그렇게 그가 정말 사랑했었다는 말이 진실이라는 것을 증명하려 한 겁니다.
우리가 헤어진 지 11년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