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결혼이야기 4
힘겹게 외도를 허락하고 한동안 우리는 별일 없이 지냈습니다.
남편은 마치 그렇다고 당장 바람피우지는 않을게라고 말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나는 그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랐습니다.
이성적인 나는 이미 약속한 거니 이것도 부부간의 약속인지라 지켜야 된다고 했지만
감성적인 나는 먼저 부부의 신뢰를 깬 건 남편이니 너도 그 약속 안 지켜도 된다고 말을 했습니다.
평화롭게 지내고 있던 그 당시에는 그 말을 꺼내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래야 평화가 유지될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정말로 또 외도가 일어난다면 그때는 과감하게
라고 외치리라 속으로 몇 번이고 다짐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전화가 왔습니다.
애써 버텨왔던 저는 무너져버리고 말았습니다.
남편 말처럼 꽃뱀이기를 바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명백한 증거 앞에 그냥 무너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진짜 미친놈이구나.
외도를 허락하겠다는 무모한 약속을 더 이상 지키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스스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렇지만 어쨌든 저는 비참해졌습니다.
이번엔 내가 먼저 이혼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서로가 이번에는 진짜 이혼을 하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남편이 한 번만 봐달랍니다.
여태 봐줬는데 한 번만 봐달라니 이건 또 무슨 말일까요?
이제야 이혼하기 싫답니다.
6개월만 시간을 달라고 했습니다.
오로지 가정을 위해서 살 테니 6개월 동안 지켜보고 마음에 안 들면 그때 이혼해도 늦지 않지 않냐고 애걸을 했습니다.
다들 남편 외도 받아들이고 산다고 당당하던 그는 어디로 가고 그렇게 애걸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