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 혜경궁 홍씨 회갑연에 차린 음식
여름철 대표적 보양식은 삼계탕이다. 그에 못지않게 초계탕도 더운 계절의 보양식으로 손꼽히고 있다. 삼계탕은 뜨거운 국물을 먹지만 초계탕은 시원한 국물을 먹는다. 삼계탕은 보편화된 음식이나 초계탕은 궁중 잔칫상에 오른 음식이었다.
조선 시대 궁중연회를 기술한 ‘진연의궤’ 나 ‘진찬의궤’에 초계탕이 기록되어 있다. '의궤'에는 연회의 모든 것을 기록하여 놓았다. 연회에 초대 된 손님 명단과 연회에 필요한 도구와 장식, 음식을 만드는 재료와 과정까지 상세하게 나열되어 있다. 잔치를 즐겁게 하는 '음주가무'에서 '음'과 '주'는 필수적인 것이다.
초계탕은 궁중에서도 흔하게 먹은 음식은 아닌 듯하다. 정조 임금이 수원 화성 행궁에서 어머니 회갑잔치를 미리 당겨서 열었다. 여기에 초계탕이 처음으로 언급된다. 혜경궁 홍씨의 진짜 생일인 유월 중순경에도 잔치를 열었는데 초계탕이 언급되어 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유월, 아마도 혜경궁이 초계탕을 즐겨 먹었으리라 본다. 기록으로 보았을 때 초계탕은 정조 무렵을 전후해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초계탕 고명으로 버섯·해삼·전복 등을 사용했다니 재료 선정부터 건강까지 상당히 신경 써서 만든 음식이 분명하다.
1930년경부터 초계탕에 관한 내용이 민간 서적에 나오기 시작한다. 식초[醋]와 겨자[芥]를 넣어 먹은 ‘초개(醋芥)탕’이 ‘초계’로 전해져 왔다고 한다. 닭 육수에 식초를 넣어 새콤하게 만든 후, 삶아놓은 닭고기를 넣거나 닭고기 완자를 넣어 먹는 것이 ‘초계탕(醋鷄湯)’이다.
무더운 여름에 초계탕을 메밀묵이나 메밀국수에 끼얹어 먹으면 그만이다. 성분이 따뜻한 보양식 재료인 닭을 사용하여 국물을 만들고, 더위를 식혀주는 찬 성질의 메밀 음식에 응용한 어른들의 지혜가 놀랍다. 잔손이 많이 가지만 특별한 날에 가족의 보양식으로 추천할 만하다.
1. 닭을 손질해 삶은 후 고기를 건져서 잘게 찢어 놓는다.
2. 닭 육수는 기름을 걷어내고 참깨 또는 들깨를 갈아 넣는다.
3. 육수에 식초·설탕·소금으로 간을 맞추어 시원하게 보관한다.
3. 기호에 맞게 고명을 준비한다.
4. 국수를 삶아 준비해 둔 육수를 붓고 고명을 곁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