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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지구의 너희들
02화
지렁이
네가 부러워
by
트래거
Aug 30. 2024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인지 비가 온 뒤 꿈틀거리는
너를 바라본다
꿈틀거리며
아등바등 거리는 너를 본다
너보다 나을게 한 개 없는 난 괜스레 슬퍼져서
짝사랑하는
이가 연인들을 시샘하듯 나뭇가지로 너를 건드려본다
그러다 문득 5개의 심장을 가진 너에게 묻는다
"한개만 나에게 줄래?"
심장이 한 개라서 이렇게 아프고 휑한 건지..
나도 심장이 많다면 조금은 다를 수 있을까?
너의 심장 1개가
바그라져서 없어져도
다른 4개가 있으니 괜찮잖아
1개만 가진 머저리 같은 나는 부서지는 게 두려워
너의 점액질을 심장에 두른다
심장에 막을 만들려 한다
어차피 부질없는 짓인걸 아는데
그녀를 생각하다가 비가 내리면
작디작은 가냘픈 나의 심장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린다
혼자서 사랑을 하는 너를 보면서
'네가 부러워'
혼자서 사랑을 하면 그 누군가에게 사랑을 구걸 할 필요도 없을 것을
혼자서 사랑을 하면 네가 그리워 밤잠 설치는 일도 없을 것을
질투에 심장이 휑할 일도 없을 것을
네가 부러워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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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심장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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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 미래 흐르는 시간을 표현하고 싶고 누군가의 버팀목이 되고 싶은 트래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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