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처럼 지나가는 풍경들
여름이다. 날이 많이 덥다.
마당에서 썬텐도 하고, 혼자 줄넘기를 하며 땀을 흘리며 보냈다.
며칠 뒤에 공천 발표가 있다.
경호가 늘어났다.
그날 이후 경호원들도 더 중무장을 하였다.
점심에는 당대표와 재떨이 맞은 의원, 사채 딸과 넷이서 식사를 하기로 하였다.
시간을 보니 9시다.
나는 나무 그늘 아래에서 러닝머신을 뛰며 엄청난 땀을 흘리고 있다.
최 실장이 오렌지 주스를 가져온다.
시원하게 한 잔 마시니 너무 좋다.
가방에 50억씩 두 개를 담았다.
지난주에는 경호원들에게 현금으로 5억씩 보너스를 주었다.
도우미와 최 실장 부인이 장을 봐와 점심 준비를 한다.
시원하게 참치머리 정도로 준비를 하였다.
샤워를 하고 나오니 10시 30분이다.
편안하게 스포츠웨어에 미니스커트를 입었다.
11시 30분에 사채 딸이 왔다. 내가 안아 주었다.
그리고 어제 머리카락을 단발로 잘랐다.
너무 비슷하게 보이면 쌍둥이 같아 보여서 일부러 자른 것이다.
두 사람이 들어온다. 내가 공손하게 인사를 드렸다.
“지난번에는 의원님, 제가 실례가 많았습니다.”
“아니요. 그 덕분에 우리가 또 만나는 것 아닙니까?”
능구렁이 같은 정치 고수의 말이다.
거실에 넷이 앉아 참치머리에 시원한 양주 한 잔을…
“공천이 다음 주라던데요?”
“네, 회장님.”
나는 최 실장을 불러 말했다.
“차에 가방 실어드려라.”
“네, 회장님. 50억씩 담았습니다.”
“훗날 두 분이 큰일 하실 때는 제가 큰 보탬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사채 딸이 일어나 공손하게 말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의원이 말했다.
“서류는 다 들어왔으니 걱정 말아요.”
두 시간을 이야기 나눈 뒤 두 의원은 집을 나섰다.
사채 딸과 나는 그늘에 앉아 담배를 피우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종로 쪽에서 공천을 받을 것이라 한다.
요즘 한강변에 100층짜리 빌딩을 짓는다고 한다.
말은 들었기에 알고 있다. 분양도 다 된 모양이다.
아이들도 잘 자라고, 남편도 그녀를 많이 사랑해 준다고 한다.
그리고 그녀가 하는 말이,
회장님의 능력을 보고 싶어서 공천을 부탁했다는 것이다.
그 말에 나도 그런 생각이 들기는 했다.
그렇게 둘이 저녁을 먹고, 나의 아바타는 돌아갔다.
며칠 뒤 공천이 발표되었다.
종로에 공천을 받았다. 이제는 상대 당과 투표 싸움이다.
공천을 받는 순간부터 온갖 루머들이 떠돌아다닌다.
‘사채’라는 용어부터 해서…
그러나 멘탈이 강한 두 여자는 흔들리지 않았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당에 정치자금을 후원해 주는 것뿐이다.
결국은 당선이 될 것이다.
사채 딸은 선거에 올인해 열심히 뛰고 있을 때,
나는 사무실에서 주식과 부동산을 공부 중이다.
공부라기보다 한 달 뒤에 벌어질 일을 예상하는 것이다.
전부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신도시라든지 대형주 같은 이벤트성 종목들은 기억이 난다.
정부의 대형 프로젝트들 말이다.
사채 딸 김지영은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다.
사업체는 남편이 맡아 운영한다.
사실 남편은 허수아비 사장이다.
그렇게 2015년,
2선 국회의원이 되었다. 재산이 20조가 넘는 국회의원이다.
내 재산은 10조쯤 되는 것 같다.
45살의 6월, 장마철이다.
두 번의 국회의원이 될 때까지 돈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여러 사람이 다치거나 부상을 입었다.
정치판이 이렇게 더러울 줄은 미처 몰랐다.
그들은 돈만 주면 사람도 잡아먹는다.
나와 그녀를 파헤치는 유튜버들도 곤경에 빠지기도 했다.
평정은 힘과 돈으로 하였다.
그렇게 사채 딸 김지영과 나는 이제 공생관계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사채 딸의 100층 빌딩에서 가족 식사가 있었다.
나는 최 실장 가족을 데리고 왔다.
쌍둥이 딸이 많이 컸다. 내가 안아 주며 말했다.
“너무 예쁘다.”
쌍둥이 큰딸이 말했다.
“이모, 우리 엄마하고 쌍둥이에요.”
당황스러웠다. 똑같이 생겼다고 한다.
하도 많이 들어서 웃고 말았다.
최 실장 큰아들도 왔다.
의대 졸업해서 곧 의사가 될 것이다.
둘째는 서울에서 고등학교 영어 선생으로 근무한다.
여자 쌍둥이들은 아직 초등학생이다.
나에게는 최 실장이 가족이다.
16살부터 최 실장은 나와 함께 했고,
20살에 결혼해 부인도 나와 지금까지 함께했다.
두 아들이 자라나는 것을 보며 나도 기뻤다.
두 아들은 변함없이 나를 ‘이모’라고 부른다.
100층 레스토랑의 뷰가 너무 좋다.
한강이 보이는 아름다운 광경이다.
무지개빛처럼 한강 물결 위로
그렇게 서울의 밤은 흘러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