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타 국화를 아파트 베란다에다 들여놓고 가을을 엿본다
말없이 지나가 버린 사랑의 공터를 엿보듯이
안방 창문 열고 고개 내밀면 소국은
보라색 꽃 대가리 숙인 채 수줍게 인사한다
자신의 아름다움을 잘 모른다는 듯이
아름다움은 가진 자의 것이 아니라 보는 자의 것이라는 듯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보랏빛 마주 보고 웃어주는 일
가까이 와 있는 가을을 방치하는 일
피면 피는 대로 지면 지는 대로
남모르게 내 안의 뜨락을 넓혀가는 일
이번에 '마음보다 먼저 핀 꽃' 제3 시집을 시산맥 출판사에서 출간했습니다. 시 52편과 에세이 '80년대에서 온 편지'를 수록하고 있습니다. 글을 통해 사랑을 배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