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따뜻하다는 것은

by 박재옥


비 내리던 저녁

변두리 허름한 식당 처마 밑에서

홀로 국밥을 퍼먹고 있던 늙은 사내


초라한 행색으로 쪼그려 앉은

갈퀴 같은 거친 손이 움켜쥐고 있던

모락모락 김이 피어나는 국밥 그릇에서 보았다


출입문에 가로막혀 머뭇거리던 사내를 불러

국밥 한 그릇 훌훌 말아주었을

식당 주인아주머니의 안마당처럼 넉넉한 마음

사내가 눈도 안 떼고 퍼먹던 뜨끈한 한 그릇 눈물을


따뜻하다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닐까

이리 와서 국밥 한 그릇 먹고 가라는 말처럼

사람 냄새 진하게 풍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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