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파랑波浪

by 박재옥


바람 심하게 부는 날

동해 월송정越松亭 해변을 걷는다

걷다 보니 파도 감옥에 갇혀서

파도 위를 걷고 있다


먼 바다 건너온 도요새 무리도

빗줄기처럼 종종걸음 치고 있다

파도가 역겨워하며 토해낸 미역줄기도

갈지자로 따라 걷고 있다


역풍을 뚫기도 하고

역풍에 떠밀리기도 하면서

모두가 위태롭게 걷고 있다

파도 너머에서 더 큰 파도가 오고 있다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니

어디에도 쉬운 길은 없구나


저마다 파랑 같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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