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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짝사랑 02화

제 2 화. 오지랖의 활약

- 청춘 식당에서의 첫 대면 -

by 만을고옴

축제에서의 강렬한 첫 만남 이후, 나오직의 일상은 온통 김사랑으로 가득 찼다.

강의실에 앉아 있어도, 밥을 먹으면서도, 심지어 잠을 자는 꿈속에서도 그녀의 모습이 아른거렸다.

그는 김사랑을 다시 보기 위해 간호학과 건물을 기웃거리는가 하면, 학교 커뮤니티 게시판을 뒤져 그녀의 이름이 언급된 글이라도 찾아보려 애썼다.

하지만 넓디넓은 인물대학교에서 특정 학생을 우연히 마주치기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운 일이었다. 나오직은 점점 초조해졌다.


"야, 너 요즘 왜 이렇게 넋이 나가 있냐? 혹시 어디 아파? 아니면 혹시… 여자 생겼냐?"


어느 날, 나오직의 이상 행동을 더 이상 참지 못한 오지랖이 그를 추궁했다.

나오직은 한숨을 쉬며 결국 축제에서 김사랑에게 첫눈에 반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오지랖나오직의 이야기를 듣더니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푸하하! 야, 너 진짜 제대로 걸렸구나? 어쩐지 요즘 네가 밥도 제대로 안 먹고, 잠도 설친다 했더니. 김사랑이라… 하긴, 예쁘긴 예쁘지. 근데 너, 걔랑 말 한마디도 안 해봤잖아. 그냥 얼굴만 보고 반한 거 아니야?"


오지랖의 놀림에도 나오직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냥… 보자마자 그랬어. 어떻게 해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오지랖나오직의 진지한 눈빛을 보더니 이내 장난기를 거두고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흠… 그래, 내 친구가 이렇게 애타는데 내가 가만히 있을 순 없지. 오지랖이 누군데! 걱정 마라, 내가 어떻게든 판을 깔아줄게."


오지랖은 말 그대로 '오지랖'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는 간호학과 친구들을 수소문했고, 김사랑과 친한 동기들을 찾아냈다.

그리고 며칠 뒤, 오지랖나오직에게 희소식을 전했다.


"야, 나오직! 대박 사건! 내가 간호학과 친구들 통해서 김사랑이랑 순아름이랑 같이 밥 먹기로 약속 잡았다! 다음 주 화요일 점심시간에 학교 앞 '청춘 식당'에서 만나기로 했어!"


나오직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진짜? 네가? 어떻게?"


"어떻게는 무슨! 오지랖이 괜히 오지랖이겠냐? 그냥 뭐… 같이 밥이나 먹자고 했지. 너도 같이 갈 거지? 당연히 가야지! 이게 다 너를 위한 빅픽처라고!"


나오직은 심장이 터질 듯이 뛰었다.

드디어 김사랑을 다시 만날 수 있다니!

그는 약속 날짜가 다가올수록 잠을 설쳤고, 무슨 옷을 입어야 할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 또 고민했다.


약속 당일,

나오직은 약속 시간보다 30분이나 일찍 '청춘 식당' 앞에 도착했다.

오지랖은 그런 나오직을 보며 혀를 찼지만, 내심 뿌듯한 표정이었다.

잠시 후, 김사랑순아름이 식당으로 들어섰다.

김사랑은 축제 때와는 달리 편안한 차림이었지만, 여전히 빛나는 미모를 자랑했다.

그녀의 옆에는 단짝친구 순아름이 서 있었다.

순아름김사랑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밝고 활기찬 분위기를 풍겼다.


"안녕하세요! 오지랖이에요. 여기가 나오직이고요."


오지랖이 특유의 붙임성으로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김사랑이에요."


김사랑은 살짝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순아름입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순아름은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

나오직김사랑의 얼굴을 보자마자 얼어붙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오지랖이 대신 분위기를 이끌었다.

식사를 하면서 오지랖은 능숙하게 대화를 주도했다.

그는 김사랑순아름에게 학교생활이나 전공에 대해 질문했고, 자연스럽게 자신과 나오직의 이야기도 섞어가며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었다.

나오직김사랑에게 말을 걸고 싶었지만, 좀처럼 용기가 나지 않았다.

겨우 몇 마디 건네도 목소리가 떨리고 얼굴이 붉어졌다.

김사랑은 나오직의 그런 모습을 눈치챈 듯했다.

그녀는 나오직이 자신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음을 직감했지만, 그의 어색하고 서툰 모습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그녀의 눈빛에는 미묘한 실망감이 스쳐 지나갔다.

반면, 순아름오지랖의 유쾌하고 재치 있는 모습에 흥미를 느끼는 듯했다.

오지랖이 던지는 농담에 환하게 웃었고,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다.

오지랖 역시 순아름의 밝은 반응에 더욱 신이 나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나오직김사랑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지만, 김사랑의 시선은 나오직을 스쳐 지나갈 뿐이었다.

그들의 첫 만남은 그렇게 엇갈린 시선 속에서 마무리되었다.

나오직김사랑과의 만남에 설렜지만, 동시에 그녀의 미묘한 반응에 불안감을 느꼈다.

과연 그의 짝사랑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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