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31 St Kilda Rd, Melbourne
멜버른에서 지내는 동안 데이오프 때마다 아침 일찍 호주식 재래시장을 가는 걸 좋아했는데
살게 없어도 아이쇼핑 하는 것 자체로도 재밌었고 마트보다 신선한 야채나 과일들을 싸게 구입할 수
있었기 때문에 자주 방문했었다. 이때 꽤 2~3군데 정도 큰 마켓들이 있는데 내가 살았던 집에서 제일 멀었지만
내가 정말 좋아했던 prahran market을 자주 갔고 그 장소를 갈 때마다
지나치게 되는 slater st에 위치해 있는 카페였다.
내가 알기론 다른 위치에도 bench 매장이 있다고 들었는데
나는 호주에서 지내는 동안 이곳밖에 가보질 못했기 때문에 내 기억 속의 벤치는 이곳뿐.
프라한 마켓은 멜버른에 대표하는 마켓 중 한 곳인데 큰 재래시장이라고 생각하면 되고
다른 곳보다 훨씬 깔끔하고 구경할 물건들이 많아서 휴무 때마다 아침 일찍 트램을 타고 가선
내가 좋아하는 과일들을 이쁜 종이백에 담아서 결제를 하고 여기저기 구경 하면서 시간을 많이 보냈었다.
그리고 집에 오는 길엔 이 카페 앞에서 버스를 내리고 이 카페에서
커피도 한잔씩 마시곤 집에 오는 데이오프 모닝 루트였달까.
이 카페는 꽤 작아서 앉아서 마시는 사람들보단 사서 가는 사람들이 더 많았었던 곳이었다.
이곳에 처음 간 날 구석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데 그 당시 이 카페 인테리어 디렉터로 활동하던 사람이
(꽤 유명했었기 때문에 이미 이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괜히 무심한 척했던 나 )
나에게 와선 “can i see your picture?”이라고 했을 때의 내 심장은 폭발했지만 담담한 척 “sure “이라고 했고 그림을 본 다음에 내 그림이 너무 멋있다고 하면서 카페직원에게 보라고 했을 땐 이미 내 심장은 소멸됐었다.
꽤 소심한 편인 내가 호주에서 그림을 그리면서 제일 신기했던 건
그림 하나로 모르던 사람들과 친해지고 가끔 나를 모르는 사람들이 인스타에서 내가 올린
그림을 봤다고 말을 걸어왔을 때 제일 신기하고 재미있다고 느꼈다.
그때 좀 더 내가 용기를 냈다면 지금하고 는 좀 더 달라졌지 않았을까 하고 가끔 생각할 때가 있다.